직장 여성 절반은 모성 보호와 관련한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경우 해결을 요구하기보다 그냥 감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서울시동부권직장맘지원센터에 따르면 동부권역 중 광진구·성동구·중랑구에 살거나 일하고 있는 직장맘 474명을 대상으로 일·생활균형 지원을 위한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모성보호와 관련해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절반 가량(44.8%)은 ‘그냥 감수한다’고 답했다. 제도나 공식적인 채널을 통해 요구해결하기보다 ‘개인이 감내하는 것’을 선택하는 셈이다.
모성보호 관련 부당대우 경험은 출산휴가로 인한 인사 상 불이익(18.7%)이 가장 높았으며 육아휴직 복직 후 업무배제 불이익(15.1%), 육아휴직 신청 및 이용(14.2%), 돌봄휴가 신청(9.8%), (배우자)출산 전후 휴가이용(9.3%) 등의 순이었다.
또 결혼이나 출산, 양육으로 고용중단을 경험한 이는 56.4%로 조사됐다. 여성 평균 고용중단기간은 2.2년, 직장맘의 평일 여가시간은 약 1시간 30분, 돌봄 및 가사노동시간은 배우자보다 3배 정도 길게 나타나 돌봄과 가사노동의 부담은 여전히 여성이 전담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생활 균형이 어려운 이유로는 '직장일로 여가나 자기개발이 어렵다(63점)', '퇴근 후 피로감 때문에 가사나 돌봄하기 어렵다(57.9점)'는 점이 꼽혔다.
급할 때 돌봄을 의논할 곳을 묻는 질문에는 28.8%가 '없다'고 답했다. 대부분은 '지인(24.2%)'이나 '친인척(37%)'을 우선적으로 꼽았다.
직장맘의 일·생활균형 지원을 위해 설립한 직장맘지원센터에 바라는 점에 대해서는 제도개선 및 정책사업(78.4%), 건강지원(77.2%), 사업장인식개선(77%)이 가장 높았다.
서울시동부권직장맘지원센터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공유하는 토론회를 10월 2일 오후 3시 동부여성발전센터 2층 대강당에서 개최한다. 황은정 이화리더십개발원 연구위원이 주 발제자로 나서 '동부권직장맘 일‧생활균형 실태조사 연구결과와 그 시사점'을 발표하고 서울노동권익센터 김재민 연구위원, 민주노총 정혜경 부위원장, 실태조사(심층 인터뷰)에 참여한 직장맘이 각각 토론자로 나선다.
서울시동부권직장맘지원센터 김지희 센터장은 “이번 토론회를 통해 직장맘의 고충을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직장맘의 노동권 강화와 모성보호제도의 효율적 실현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센터의 역할을 더욱 높이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직장맘 일‧생활균형을 위해 지난 2012년 개소한 서울시동부권직장맘지원센터는 직장 내 노동권 확보를 위한 모성보호 등 법률상담지원과 부모교육, 노동법교육, 커뮤니티 지원 등 직장맘 고충 해결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