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건국 70주년을 맞은 1일(현지시간) 베이징은 사상 최대 열병식 등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으나 홍콩에서는 정부 청사 주변 등 여러 곳에서 항의 시위가 일어나 경찰대와 격하게 충돌했다. 급기야 18세 고교생이 경찰이 쏜 실탄에 맞아 중상했다. 시위에서 실탄을 맞고 부상자가 나온 건 처음이에서 경찰에 대한 비난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 CNN에 따르면 이날 인터넷에는 오른손에 권총을 든 경찰이 가까운 거리에서 발사한 실탄을 맞은 고교생이 쓰러지는 동영상이 올라왔다. 이 장면이 방송을 통해 세계로 확산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홍콩 경찰 발표에 따르면 교외 신계지구에서의 시위로 경찰이 실탄을 발포해 18세 남자 고교생이 왼쪽 어깨를 맞아 병원으로 옮겨졌다. 홍콩 경찰은 6월 초 송환법 반대 시위가 시작된 후 시위대에게 고무탄과 최루탄 등을 발사하긴 했지만, 실탄으로 부상자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 측은 “경찰이 신변의 위험을 느껴 자신과 동료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발포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각지에서 일어난 시위로 51명이 부상해 병원에 옮겨졌고, 그 중 2명이 중태다.
경찰 당국은 송환법 반대 시위를 주도해 온 재야단체 민간인권전선이 사전에 신청한 집회를 불허하고, 주요 지하철역을 폐쇄해 시위대가 모이기 어렵게 하는 등 경계했지만, 소셜미디어를 통해 동시 다발적으로 항의 시위가 일어나는 바람에 막지 못했다. 일부 과격한 젊은이는 돌과 화염병을 던지는 한편, 경찰은 최루탄을 발사하며 대응하는 등 현장은 아비규환이었다고 한다.
이날 캐리 람 행정장관은 대표단 240명을 이끌고 베이징에서 열병식을 관람했다. 이에 매튜 청 홍콩 정무부총리는 람 장관을 대신해 “급진적인 시위대가 불법 집회와 파괴로 법과 질서를 심각하게 파괴했다”고 비난했다.
고교생이 경찰이 쏜 실탄에 맞아 부상한 사건을 놓고 미국과 영국, 유엔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잇따랐다. 미 정부 고위 관계자는 1일 “미국은 살상 능력이 있는 무기의 부당한 사용을 단호하게 비난한다”고 밝혔다. 영국 도미닉 라브 외무장관도 이날 “실탄 사용은 불합리하다”며 “상황을 악화시킬뿐”이라고 비난하는 성명을 냈다. 유엔에서는 안토니오 구테헤스 사무총장의 대변인이 “우리는 항상 시위 행동이 평화롭게 이루어지도록 호소하고 있으며, 보안기관에 자제를 요구하고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