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소강상태를 보이던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경기도 파주에서만 하루에 2건이나 발생하면서 불안감이 늘고 있는 가운데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환경부 국정감사에서는 환경부의 아프리카돼지열병 대응을 놓고 질타가 쏟아졌다.
의원들의 지적은 감염경로를 아직도 밝혀내지 못한 점, 감염원의 하나로 추정되는 야생멧돼지 관리 부실 등에 집중됐다.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멧돼지를 사살하는 것은 적절한 대책이 아니었고, 이제는 포획하라 하는데, 포획이 정확한 대책인지도 모르는 상황"이라며 "그러다 보니 대책이 급선회하고 혼선을 준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또 "다들 고생하는데 감염경로에 대한 설명이 명확하지 않다"고 했다.
문진국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 병의 실체와 위험도 등을 제대로 알리지 않다 보니 농장주가 정부 당국의 조사를 거부하는 등 협조하지 않고 심지어 막기도 했다"며 "이 기회에 공공기관이 강제적으로 조사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거금을 들여 야생동물 관리 전담기관을 만들고도 제대로 운영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동철 바른미래당 의원은 "환경부가 200억 원의 국비를 들여 작년 10월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을 준공해놓고도 행정안전부와 직제 협의를 하지 못해 1년째 방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아프리카돼지열병 등 야생동물 질병을 조사·관리한 국립환경과학원의 전담 인력이 정규직 7명, 비정규직 8명에 불과하다"며 "병을 전염시킬 수 있는 멧돼지 33만마리가 전국을 누비는데 전담 인력이 너무 적다"고 지적했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감염경로 추적과 관련해 ""북한에서 하천수를 통해 넘어오거나 날짐승 등 우리가 상상 못 한 매체에 의한 전파 가능성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환노위는 이날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이 집중된 경기도에 대한 올해 국정감사를 하지 않기로 의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