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사정+소비자 취향 변화와 의류 시장 침체로 업계 패러다임 변화 -세계 최대 나이키, 기술통 도나호 전 이베이 CEO를 수장으로 영입 이례적
미국의 주요 스포츠 용품 브랜드 수장 둘이 공교롭게도 한 날 사의를 밝혔다. 그만두는 사정은 각자 다르지만 소비자들의 취향 변화와 의류 시장 침체로 인해 업계 패러다임이 일대 전환기를 맞고 있다는 평가다.
후임은 현 나이키 이사회 멤버인 존 도나호(59세) 전 이베이 CEO로 내정됐다. 현재 도나호는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인 서비스나우의 CEO로 재직 중이다. 스포츠 용품보다 기술통에 가까운 인물이 회사의 수장이 된 셈이다. WSJ는 “나이키 CEO 자리가 기술 산업의 베테랑에게 넘어가는 것은 세계 최대 스포츠 의류 브랜드의 전략이 일대 전환점을 맞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파커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도나호는 나이키에 최선의 선택”이라며 “다음 단계로 성장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WSJ는 나이키의 스니커즈와 의류 사업이 한창 호조를 보이는 가운데 CEO 교체가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 최근의 ‘도핑 스캔들’과 관련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지난달 나이키는 자사 소속 코치인 알베르토 살라자르가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금지 약물을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도핑 스캔들에 휘말렸다. 특히 이 과정에서 파커가 연관된 정황이 있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이에 대해 파커는 “위반되는 점이 없었다”며 결백을 주장했다.
이런 문제를 제외하면 파커는 대체로 성공적인 CEO였다. 그의 재임 기간 나이키의 매출은 두 배 이상 늘었고, 주가도 꾸준히 올라 기업가치도 약 1500억 달러(약 176조 원)로 뛰었다.
다만 최근들어 미국 의류 산업의 침체로 실적 부진이 심해진 데다 뉴스 전문 케이블 채널 앵커와의 스캔들로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후임은 패트릭 프리스크(56) 최고운영책임자(COO)로 내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