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표그룹이 최근 업계 전반의 실적악화에 대한 해결책으로 '기술혁신'을 추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술개발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삼표는 총체적 건설불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편으로 여성인재 발굴을 추진하는 등 인재육성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는 모양새다.
삼표그룹은 최근 일반적인 25mm 굵기의 골재가 아닌 20mm의 고운 골재를 사용한 특수 콘크리트 ‘블루콘 소프트’를 출시했다. 20mm의 골재는 국내 최초로 나온 것이다.
골재의 입자가 작기 때문에 다른 제품보다 철근 간극 통과성은 30%, 유동성은 15%, 충전성은 20% 우수하다고 삼표 측은 밝혔다. 이는 기존 제품보다 타설에 걸리는 시간과 비용을 단축할 수 있기 때문에 타사 제품에 비해 더욱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 관계자는 "이미 일본,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선진국에서는 20mm 골재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 스탠다드에도 부합하는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품질인증에도 적극적이다. 최근 삼표는 ‘프리믹스 방식 플라이애시 시멘트’의 KS인증을 취득하기도 했다. 고속도로에 쓰이는 이 시멘트는 내구성이 보다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다. 삼표는 플라이애시 시멘트 생산업체 중 4번째로 KS인증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같은 삼표그룹의 행보는 악화된 실적을 개선시키겠다는 의도에서다. 기술개발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작년 삼표그룹의 성적표는 '낙제급'이다. 지난해 삼표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1조5674억 원, 483억4568만 원으로 전년의 매출 1조7160억 원, 1조5559억 원에 비해 각각 8.7%와 68.9% 가량 감소했다.
삼표 측은 부진에 관해 “원자재 가격 상승과 선박 운송에 차질이 생기며 일시적으로 실적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의 건설경기 침체 역시 건설산업의 후방산업인 시멘트 업계 전반의 불황을 야기했고, 삼표 역시 이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는 것이 업계의 전반적 평가다.
하지만 최근의 잇따른 연구개발(R&D) 성과와 함께 문재인 대통령의 건설투자 확대 필요성 언급 등의 외부적 호재 요인까지 기대를 북돋우고 있는 형편이라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삼표관계자는 "회사가 지난해의 부진을 떨칠 수 있을지 대내ㆍ외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불황극복 노력의 일환으로 작년에는 그룹사 경영진들이 전사적으로 이른바 '유리천장'을 없애고 인재육성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문종구 삼표시멘트 대표이사도 R&D분야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시멘트, 레미콘 시장은 수요자인 건설사가 공급자의 우위에 있어 가격 인상이 쉽지 않은 등 외적 변수가 많아, 자체적인 기술 개발이 회사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몇 안 되는 방법 중 하나라 좋은 시도로 평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