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텐센트, 일본 닌텐도와 파트너십...미국시장 공략 나서

▲주요국 비디오게임 시장 규모 추이. 단위 10억 달러. 녹색:중국(2019년 추정치 365억 달러)/노란색:미국(355억 달러)/회색:일본(187억 달러).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텐센트는 중국 정부가 18세 미만 미성년자의 야간 게임 금지 등 규제를 강화하면서 닌텐도를 통한 미국 콘솔게임 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과 PC용 게임시장을 지배하는 텐센트는 지분 인수를 통해 글로벌 게임시장도 장악하고 있다. 텐센트가 지분을 보유한 미국 게임업체 중에는 히트작 ‘포트나이트’ 제작사인 에픽게임스와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 시리즈로 유명한 액티비전블리자드 등이 있다. 다만 텐센트는 미국 콘솔게임 시장에서는 직접적인 존재감이 매우 약하다고 WSJ는 지적했다.

중국 정부가 게임산업을 규제하기 시작하면서 텐센트는 그동안 공백이었던 미국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울 필요가 더욱 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텐센트 임원은 “우리는 중국 이외 시장에서 사업을 확대하고 싶다”며 “그 타깃이 바로 미국과 유럽의 콘솔게임 시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닌텐도 캐릭터가 등장하는 콘솔게임을 만들고 싶다”며 “닌텐도 엔지니어들로부터 콘솔게임의 핵심을 배우고 싶다”고 강한 의욕을 보였다.

텐센트는 지난 4월 닌텐도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닌텐도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닌텐도는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 대한 접근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로 4월 발표 당시 주가가 약 14% 폭등하기도 했다.

텐센트는 당시 닌텐도의 콘솔 게임기인 스위치 중국 판매를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가 지난 4월 닌텐도의 ‘슈퍼마리오 브라더스 U 디럭스’ 시험판 판매를 승인했다는 소식도 텐센트와 닌텐도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중국 규제당국이 게임 승인을 잇달아 미루면서 양사의 제휴는 저조한 출발을 보였다고 WSJ는 지적했다.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텐센트는 닌텐도 측에 스위치를 중국에서 최소 수백만 대 판매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약속했다. 스위치가 미국에서 지난 3분기에만 100만 대 이상 팔렸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는 신중한 목표로 여겨졌다.

반대로 텐센트는 마리오 등 닌텐도 캐릭터가 등장하는 스마트폰 게임을 중국시장에 선보일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텐센트 관계자는 “우리는 이미 자체 게임으로 중국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며 “닌텐도 캐릭터가 나오는 스마트폰 게임은 우리의 초점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닌텐도 측은 이미 중국시장에 대한 기대를 상당 부분 접은 상태다. 후루카와 슌타로 닌텐도 최고경영자(CEO)는 애널리스트들과의 회동에서 “스위치가 중국에서 많이 팔릴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여전히 닌텐도는 중국에서 잠재 고객을 확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외부 개발자들은 최근 닌텐도로부터 로맨스 게임 등 중국 젊은 여성이 선호하는 장르의 게임을 개발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텐센트의 경우 닌텐도와의 제휴로 얻을 혜택이 눈에 띄지는 않지만 미국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무형의 이점이 있다고 WSJ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