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이 독자 개발한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가 미국 식품의약처(FDA)의 품목 허가를 받았다. 국내 제약사가 자체 개발한 신약을 기술수출하지 않고 FDA에 직접 판매허가를 신청해 승인을 획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엑스코프리는 SK바이오팜이 2001년 후보물질 탐색부터 임상시험, 지난해 FDA 허가 신청까지 독자적으로 진행한 뇌전증 신약이다. 뇌전증은 '간질'로 불리는 질환이다. 뇌 특정 부위에 있는 신경 세포가 흥분해 발작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뇌전증 환자의 약 60%는 뇌전증 치료제를 복용해도 여전히 발작이 지속한다.
SK바이오팜은 미국 법인인 SK라이프사이언스를 통해 현지 허가를 신청했다. 북미·유럽·아시아·중남미 등에서 24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FDA의 문을 두드렸고, 성인 뇌전증 환자의 부분발작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이에 따라 SK라이프사이언스가 마케팅과 판매를 직접 맡아 진행하기로 했다. 예상 출시 시점은 2020년 2분기다.
실험 결과가 유의미하게 나온 것이 주효했다. 1~3개 뇌전증 치료제를 복용하는데도 불구하고 부분 발작이 멈추지 않는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글로벌 임상시험에서 엑스코프리는 위약 투여군 대비 발작 빈도를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약물치료를 유지하는 엑스코프리 투여군 28%에서 발작이 발생하지 않는 '완전발작 소실'이 확인됐다. 위약 투여군에서는 9%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