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은 자체 개발한 뇌전증(부분 간질) 치료제 ‘세노바메이트(cenobamate, 상품명, Xcopri)’가 지난 21일 미 FDA로부터 시판허가를 획득했다. 국내 기업이 개발한 신약으로는 LG생명과학의 팩티브(2003년), 동아에스티의 시벡스트로(2014년), SK케미칼의 앱스틸라(2016년), SK바이오팜의 수노시(솔리암페톨, 2019년)에 이은 5번째 승인 획득이다. 특히 SK바이오팜은 기술수출 없이 직접 글로벌 임상 3상까지 추진해서 승인까지 획득한 첫 사례라 더 의미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SK바이오팜은 미국법인인 SK라이프사이언스를 통해 2020년 2분기부터 미국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기존 부분 간질 치료제로 처방됐던 UCB사의 빔팻(Vimpat)은 2018년 기준 13억 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하고 있다. 세노바메이트는 글로벌 임상 2b상에서 빔팻 대비 우수한 발작억제 효과를 입증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출시 이후 6~7년 뒤부터는 약 1조 원 규모의 매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하나금융투자는 기대한다.
이와 관련 하나금융투자는 SK바이오팜이 신약을 개발해 실제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기업으로 신약개발이라는 것이 단순히 하나의 모멘텀이 아니라 기업의 어닝으로 연결될 수 있는 선례를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10월 25일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접수한 SK바이오팜이 이번 시판 허가로 내년 상반기 상장이 확실시되는 것으로 예상했다. 기업가치는 아직 확정된 바는 없으나, 세노바메이트의 가치만 대략 5.5조 원으로 추정돼 SK바이오팜의 시가총액은 대략 6조~8조 원 규모로 전망했다.
하나금융투자 선민정 연구원은 “SK바이오팜이 상장된다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뒤를 잇는 대형 바이오기업으로 공모금액 규모만 대략 1조 원 이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2020년 제약바이오 섹터의 IPO 시장도 SK바이오팜의 상장에 힘입어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 연구원은 “올해 임상 3상을 수행했었던 일부 기업들이 기대와는 달리 부정적인 임상 결과를 발표함으로써 전반적으로 신약개발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줄어들고 투자 심리도 위축됐다”며 “SK바이오팜의 성공사례는 신약개발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과 투자심리 회복에 크게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