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투자전략] “미중 협상 불확실성에도 하방지지선 단단…홍콩 이슈는 변수”

입력 2019-11-25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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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극적 협상으로 한일 갈등은 다소 잦아들었지만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다.

25일 증시 전문가들은 이같은 세계정세를 짚고 한국 증시도 이와 관련한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짚었다. 불확실성 확대로 인한 내림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하방 지지선이 단단한 만큼 하락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코스피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지속되었지만 순매도 규모가 전전일 5706억 원에서 전일 1860억 원으로 절반 이상 줄었고, 기관투자자들이 912억 순매수하면서 소폭 반등해 2100선을 지켰다.

52주 이평선이 2098포인트 수준에 위치하고 9ㆍ10월 고점대의 지지대가 2100포인트 부근에 위치해 일단 중요한 지지대에서 반등 시도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 여전히 무역협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무역 협상에 대한 기대감으로 2100포인트를 돌파하고 상승 폭을 확대했기 때문에 1차 미중 무역합의가 올해 안에 이뤄지지 않는 등 다소 부정적인 시나리오가 진행되더라도 추가적인 하락 가능 폭은 제한적으로 보이고, 긍정적인 시나리오로 전개된다면 2100포인트 수준이 지지대로 확인되는 모양이 나타날 것이다.

코스피의 60, 120일 이평선들이 상승하면서 골든 크로스를 발생시켰고, 지난 2017년 2월과 2014년 5월 사례에서 30일 이평선 수준까지 조정 받은 경우 추가로 낙폭이 확대되어도 120일 이평선을 하회하지 않는 수준에서 바닥이 형성되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 120일 이평선이 2058pt 수준에 위치해 시장이 하락하더라도 이 정도 수준을 하회할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지난주 월요일(18일)을 고점으로 조정이 나왔는데 올해 지지선ㆍ저항선 역할을 했던 60일선인 약 2070포인트를 앞두고 있다. 뉴스는 2100선 붕괴를 중시하지만 정작 중요한 지점은 2070선이다. 기술적으로는 60일선 지지만 가능해도 2250선 부근까지 반등 목표치를 설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경기 선행지수 간 엇갈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0월 선행지수는 하락을 지속한 반면 11월 PMI는 3개월 연속 반등하며 7개월 내 최고치까지 반등했다. 글로벌 금리인하 효과는 11월 데이터부터 두드러질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에 결국 반등할 가능성이 여전히 크다.

MSCI 이슈는 26일 종가 기준으로 반영이 마무리된다. 아람코 상장이 12월 12일 이전 이뤄질 경우 12우러 17일에 MSCI에 편입되고 아닐 경우 내년 초로 이연될 예정인데 아직 계획대로 상장될지는 불투명하다.

미중 무역합의는 12월 체결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이지만 홍콩 문제는 당분간 잡음이 있을 듯하다. 주말에 있었던 홍콩 선거에서 민주진영이 압도적 승리를 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홍콩선거 결과로 인한 아시아 증시의 혼란이 있을 수 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최악은 피했다. 한일 양국이 지소미아 종료 6시간을 앞두고 극적으로 조건부 연장 결정을 내렸다. 한일 외교마찰이 보복성 수출 규제로 이어지고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가 많았지만 일단 급한 불은 끈 셈이다. 여론의 평가도 나쁘지 않다. 교도통신에 의하면 일본 유권자의 66.2%가 지소미아 종료 연기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각국의 이해 관계는 전부 다르다. 우리 청와대는 이번 결정은 어디까지나 조건부 연장이며 일본이 수출 규제를 철회한다는 전제조건을 달고 가는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일본의 아베 총리는 "우리는 아무 것도 양보한 것이 없다"고 발언했고 미국은 "이번 지소미아 합의는 조건부 연장이 아니라 갱신"이라고 했다. 각기 유리한 입장에서 사안을 해석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갈등이 봉합됐다기보단 일시적으로 유보됐다고 보아야 한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점은 한국과 일본이 그간 중단됐던 국장급 수출관리 정책대화를 조만간 재개할 것으로 관측된다는 점이다. 수출관리 정책대화는 화이트리스트 복권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으며, 반도체 3개 소재 규제까지 논의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 매우 중요하다. 또한 다음달 24일 한일정상회담을 개최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대신은 12월 중국 쓰촨성 청두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한일 정상회담 개최를 조율키로 했다. 일단 시간벌기에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각국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어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 철회나 한국의 백색국가 복귀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일본 정부가 우리 정부 입장과 다른 톤으로 발언을 하고 있는 것도 금융시장 입장에서는 불확실성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정부와 기업들의 국산대체, 수입선 다변화 노력은 지속될 것이다. 일본의 수출 규제 시행 이후 실질적인 타격은 없었지만 일본 정부는 불화수소, 포토레지스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핵심소재 3종과 관련한 수출 규제를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기업들이 장기전에 대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일단 지난주 지소미아 종료 관련 우려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외평채 가산금리와 CDS 프리미엄은 다행히 큰 변화가 없었다. 환율 변동폭이 여타 신흥국보다 크긴 했지만, 중국 A주 리밸런싱 영향을 감안하면 차차 안정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지속 모니터링이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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