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1대 생산에 인도 17시간, 한국 26.8시간 소요…"노동 유연성 차이 탓"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가 인도 자동차산업협회(SIAM)와 산업협력 강화를 위한 MOU를 맺었다.
정만기 KAMA 회장은 26일(현지시간) 인도 뭄바이에서 열린 세계자동차산업연합회(OICA) 총회에서 라잔 와드헤라 SIAM 회장과 만나 상호 협력을 다짐했다.
정 회장은 인사말에서 "인도는 인구 1000명당 자동차 보급대수가 22대에 불과해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크다"며 "인도 정부가 2030년부터 전기동력차 판매만 허용하겠다고 발표한 점을 감안해 앞으로 미래차 분야에서의 협력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130여 개 한국 부품업체가 현대차그룹과 인도에 동반 진출해 있지만, 자동차 부품수입 관세 측면에서 한국 기업이 일본보다 불리한 입장해 처해있다"며 "조속한 한-인도 CEPA 개정으로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SIAM이 협력해 달라"고 요청했다.
라잔 와드헤라 SIAM 회장은 "양 협회 간 기술과 연구개발 협력 등 산업협력이 더욱 강화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양 협회는 앞으로 협력과 정보교류를 강화하기 위해 교류회를 정례화하고, △자동차 시장 동향 △세제 및 관세 △자유무역협정 추진 △WP29 등 자동차 안전기준 국제조화 △연비 배출가스 등 환경 정책 △자동차 안전 관련 신기술 적용 △커넥티드카와 자율자동차 정보 교류 △전기차와 수소차 등 대체연료차에 대한 정보 공유 등을 확대해 가기로 했다.
한편, 정만기 회장은 OICA 총회 참석에 앞서 현대차 인도 첸나이 공장을 방문해 현지 임직원과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인도 공장의 높은 생산성에 관한 논의가 다뤄졌다.
현지 직원에 따르면 첸나이 공장은 자동차 1대 생산에 불과 17시간이 소요된다. 한국의 대 당 평균 생산 시간인 26.8시간보다 높은 수치다. 이는 양국 공장의 노동 유연성 차이로 인한 결과로 분석된다.
첸나이 공장은 △1일 3교대를 실시하며 △파견근로가 금지되는 한국과 달리 연수훈련생 등 정규직 이외의 인원이 대거 공정에 투입되고 △노조와 협의를 거쳐야 하는 한국과 달리 시장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생산모델을 바꿀 수 있다. 또한, △파업 전 2주간 조정 기간을 반드시 거쳐야 하는 규정에 따라 노사관계가 안정돼 높은 생산성을 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높은 생산성과 유연성에도 임금은 한국의 10% 수준에 불과해 첸나이 공장의 높은 성장세를 만들어낸 것으로 관측된다.
정 회장은 "한국은 파견근로 금지, 주 52시간 근로 제한, 차종별 유연 생산의 어려움과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등 생산비용이 증가하는 가운데도 노사갈등은 지속하고 있다"며 "생산 유연성 확보, 임금과 노사관계 안정 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