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운행정지 처분 택시회사가 제기한 1심서 승소…“택시회사 손해보다 공익 더 커”
서울시는 승차거부, 부당요금, 담배냄새 퇴출을 위한 ‘서울택시 3무(無)정책’을 추진한다.
4일 서울시에 따르면 승차거부의 경우 각종 행사와 모임으로 인한 늦은 귀가로 택시 이용이 많아지는 12월 한 달간 서울경찰청과 합동 특별단속에 들어간다.
올해 처음으로 ‘엠보팅’을 통해 시민 의견을 수렴해 단속지역을 선정할 계획이다. 택시 수요와 승차거부 신고가 가장 많은 3곳(강남역, 홍대입구, 종로2가)에 매주 금요일 심야에 ‘임시 택시승차대’를 설치하고, 개인택시 부제 해제도 탄력적으로 실시한다.
근본적인 승차거부 해결을 위해서는 카카오T, T맵택시 같은 택시호출앱에 ‘목적지 미표시’를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국토교통부에 관련 제도(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상 ‘운송플랫폼 사업자의 준수사항’) 신설을 건의했다.
특히 서울시는 승차거부 다발 택시회사에 내린 서울시의 운행정지(사업 일부 정지) 처분이 과도하다며 법인택시 회사가 제기한 첫 행정소송에서 승소를 거뒀다.
법원이 “법인택시 회사 처분으로 인한 택시회사의 손해보다 이로 인해 달성되는 공익이 더 크다”며 서울시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서울시는 이번 법원 결정이 판결을 앞둔 나머지 행정소송ㆍ심판 결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시는 고질적인 택시 민원인 승차거부 해소를 위해 지난해 11월 승차거부 위반 처분권한 전체를 자치구에서 시로 환수했다. 이어 올 초엔 전국 최초로 승차거부를 한 택시운전자 본인뿐 아니라 소속 회사까지 처분하는 특단의 조처를 내렸다. 29개(946대) 법인택시 회사에도 운행정지(사업 일부 정지 60일) 처분을 내렸다.
서울시는 “승차거부 누적에 따라 최대 ‘사업면허 취소’라는 초강수 처분도 가능한 만큼, 서울시의 처분과 법원의 판단이 승차거부의 실질적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며 “승차거부가 계속되면 사업체가 퇴출당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줘 승차거부를 뿌리 뽑는다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승차거부에 대한 처분이 대폭 강화되면서 관련 민원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0월까지 택시 승차거부 민원은 1918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3839건)에 비해 50%(1921건) 감소했다.
법인택시는 2575건에서 1284건으로, 개인택시는 1264건에서 634건으로 승차거부 민원이 줄었다.
택시 이용 시민들의 불만으로 꼽히는 차내 담배냄새 대책도 강화한다. 연 2회 정기 점검과 불시 점검을 지속하고 담배냄새 신고가 들어오면 내부 악취 검사를 해 결과에 따라 청결조치 명령을 내린다. 이와 함께 흡연자 전수조사를 통해 출장 금연클리닉을 실시하는 등 택시운전자 금연 지원도 병행한다.
택시운전자의 차내 흡연은 증빙자료(사진, 동영상 등)를 제출할 경우 행정처분이 가능하다. 서울시는 올 한 해 차내 흡연에 대해 384건의 행정처분을 내렸다. 운송사업자에게는 과징금(40만 원) 또는 운행정지(20일), 운수종사자에게는 과태료 10만 원이 부과되며 법령위반자 교육(8시간)을 추가 이수해야 한다.
택시 부당요금 근절을 위해 ICT 기술을 접목한 GPS 기반의 ‘앱미터기’를 2021년까지 전 서울택시에 도입한다. 그동안 수동으로 이뤄져 부당요금의 원인이 됐던 ‘시계 외 할증’이 자동 적용되기 때문에 택시요금의 투명성과 정확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부당요금 처분율을 높이기 위해 매월 자치구별 부당요금 처분율을 모니터링하고, 승차거부처럼 부당요금에 대해서도 택시회사에 대한 처분이 내려질 수 있도록 지도 감독한다는 계획이다.
부당요금 징수로 적발된 택시운수 종사자는 ‘택시운송 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승차거부와 동일한 삼진아웃제가 적용된다. 또 운송사업자에 대한 행정처분 기준(위반지수 산정)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다.
서울시는 시민들의 신고가 실제 처분으로 이어지려면 민원 신고 시 동영상, 사진, 녹취 등 증거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택시 관련 민원은 국번없이 120으로 언제든지 신고할 수 있다. 관련 증거자료는 이메일(taxi120@seoul.go.kr)로 전송하면 된다.
황보연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택시에 시민들이 원하는 바는 승차거부 없고, 안전하고 깨끗한 택시와 같이 매우 기본적인 사항들이다”며 “서울택시 서비스를 기본부터 충실히 챙겨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법원의 판결이 승차거부가 시민에게 미치는 피해의 정도가 매우 크다는 경각심을 주고 승차거부 근절로 이어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기본적으로 제공해야 하는 서비스를 거부하는 택시의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히 처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