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을 개발하고 수행하는 능력, 가장 자신있게 내세울 수 있다.”
차기 금융투자협회장 공모가 마무리된 가운데 4일 KTB자산운용에서 정기승 부회장을 만났다. 그는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 증권사(현대증권, KTB투자증권), 자산운용사를 두루 거친 업계 전문가다.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진 그는 “다양하고 전문적인 지식, 사회적 경륜을 쌓아온 것이 장점”이라며 “준비된 역량으로 소통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승 부회장은 당국의 규제 완화를 최우선 선결 과제로 꼽았다. 그는 “NCR 제도 등 회사 규모와 상관없이 기본적으로 모든 규제가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다”며 “자기자본이 크면 유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에 똑같은 계산법을 적용하니 중소형사에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감독 당국은 규모에 맞게 차등화하고 세분화해야 자본시장에서 건전한 경쟁이 이뤄질 수 있다”며 “금융감독원 감독국장으로 근무한 경험을 살려 각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의 애로사항 등을 면밀히 살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투자협회의 역할로는 세 가지를 제시했다. 정 부회장은 “정책을 개발하고 그것을 실현하는 기능이 중요하다”며 “협회는 선진 사례들을 참고해 당국에 먼저 자본시장을 발전시킬 수 있는 정책을 개발하고 이러한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정책 실현, 즉 소통능력이 있어야 한다”며 “정부부터 국회, 감독기관 등을 비롯해 여론을 같이 끌고 나갈 수 있는 대언론 능력도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어 “또 자본시장연구원과 학회 등을 통해 권위있고 좋은 아이디어를 계속해서 제시하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밝혔다.
정 부회장은 “마지막으로 특히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가 사실상 위기에 처해 있는데 협회가 앞장서 업계를 이끌고 이미지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 무엇보다 금융상품을 잘 만들고 판매와 유통 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금융 투자자와 고객 위주의 금융상품을 만들고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짚었다.
자본시장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도 강조했다. 그는 “증권사의 경우 해외 지점과 교류가 많아 야간근무가 많은데 시간차가 있는 IB(투자은행)의 경우 주 52시간을 지킬 수 없다”며 “글로벌 시대에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탄력적 근무 등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 “미국의 경우 은행과 증권사 등이 겸업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아직까지도 칸막이가 분리돼 영업제한이 많다”며 “글로벌한 시각에서 접근해 경쟁력을 키워야 하는데 이를 위해 협회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설명했다.
향후 선거 운동 계획에 대해서는 “최대한 발로 뛸 생각”이라며 “사명감과 명분을 가지고 모든 역량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