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발언대] K-Food 수출 다변화, 아세안을 주목하라

입력 2019-12-11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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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국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아세안지역본부장

최근 미중 무역분쟁, 한일관계 악화 등으로 인해 세계적인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특히 한국 농수산식품 수출은 일본과 중국,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50% 수준으로 매우 높다. 안정적인 농수산식품 수출시장 확대 및 수출 체질 강화를 위해서는 대체 수출시장을 발굴하고 시장 다변화를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하는 시점으로 현재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아세안 시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세안은 세계 3위의 인구로 우리나라 인구의 13배 수준인 6억5000만 명이며, 경제규모 GDP 세계 5위로 35세 이하 연령이 전체 인구의 60%를 차지하고 있어 젊고 풍부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높은 경제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즉, 소비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있고 중산층 인구의 증가로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구매력이 증가하고 있는 곳이 아세안 시장이다. 특히 K-Pop 등 한류의 인기가 지속되고 있어 한국산 농식품의 진출 여건에 상당히 경쟁력이 있는 시장이라 할 수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아세안 지역 한국 농수산식품 수출의 컨트롤 타워로 기존 하노이지사를 2018년에 아세안지역본부로 격상했고, 올해 5월 베트남 호찌민지사를 신설하는 등 아세안 지역에 대한 농수산식품 수출 지원체계를 확대 구축한 바 있다. 더불어 2020년부터는 아세안지역본부가 수출 지원뿐만 아니라 수입품목 정보조사 업무까지 확대하여, 국내 절대 부족 농산물에 대한 안정적인 공급과 원활한 수급체계 유지를 위한 아세안 지역 거점 역할을 할 계획이다.

실제 아세안에 대한 한국 농식품 수출 실적을 살펴보면, 2004년 1억7129만 달러에 불과했으나 14년이 지난 2018년 17억5576만 달러가 수출되어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딸기, 포도, 배, 버섯 등 신선 농산물은 일본 다음으로 수출 규모가 큰 주력 시장으로 성장했다. 더불어 아세안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대표적인 K-Food로는 불닭볶음면과 같은 면류로 한국에서 보지 못한 제품을 현지 마트에서 발견할 수 있을 정도로 그 인기가 높다. 특히 유튜브,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와 함께 먹방의 국경 없는 유행으로 국내 및 현지 인플루언서들의 활발한 활동과 함께 K-Food의 인기가 더욱 커지는 데 일조했다고 할 수 있다. 더불어 올해 한국산 신선 양파의 경우 베트남에만 6500톤, 아세안 전체 1만2000톤을 수출했고, 한국산 딸기는 아세안 지역으로 2760톤을 수출해 아세안 지역의 대표 K-Fresh Food가 된 바 있다.

이 같은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좀 더 체계적이고 세분된 전략이 필요하다. 젊고 역동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범아세안 시장도 고려해야겠지만, 지리적으로는 근접하나 각기 다른 고유의 문화를 보유하고 있는 아세안 국가별 문화와 특성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즉, 아세안이라는 경제 공동체로 묶여 있기는 하지만, 해당 시장의 소비 트렌드를 잘 이해해야 한다. 아세안 시장은 갈수록 식품안전 기준이 강화되고 있으며, 가정 간편식(HMR) 소비 비중이 크며, 온라인 식품 시장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 속에서 내 품목의 타깃 시장이 어디인지 설정해야 한다.

두 번째, 아세안 지역 내 국가마다 요구하는 수입 관련 기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며, 타 국가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비관세 장벽을 보이는 아세안 시장에 대한 능동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현재 aT에서는 현지 수입 기준 정보, 소비, 유통 트렌드 등 수출국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며, 주요 수출국 수출업체 및 수입 바이어 대상 농식품 통관 애로 해소와 비관세 장벽 자문 제공 등을 통해 비관세 장벽 대응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국가별·유통업체별로 맞춤형 품목을 선정하여 진출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특히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아세안 국가의 발달된 프랜차이즈 레스토랑, 유통업체 체인 등과 함께 현지 시장에 적합한 품목을 개발 단계에서부터 발굴해 현지에 진출하는 방법도 주효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통상 불확실성 증가는 미·중·일 수출 의존도가 큰 우리나라의 취약점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말 그대로 글로벌 무역전쟁 시대다. 특정 국가에 치우친 수출로는 글로벌 무역전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동시에 현대의 무역은 치킨게임으로는 더 큰 성장을 담보하기가 어렵다. 성장 잠재력이 큰 아세안 시장 내 각 수입 및 유통 주체들과 상생 방안을 모색하는 과정에 우리 농식품의 수출길도 더욱 넓어지고, 다양해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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