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헬스케어 펀드 수익률이 바닥을 친 가운데 해외 바이오주에 투자하는 펀드 수익률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K-바이오’ 경쟁력에 대한 우려와 함께 내년 바이오주 ‘옥석 가리기’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2일 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설정된 헬스케어펀드 32개 중 국내주식에 투자하는 헬스케어 펀드 10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전일 기준 –13.62%로 집계됐다.
펀드별로 보면 ‘미래에셋한국헬스케어증권자투자신탁1호 C1’ 클래스 수익률이 21.69%로 가장 낮았다.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도 저조했다. ‘TIGER헬스케어’ ETF는 같은 기간 –26.45%로 가장 낮았고 ‘KBSTAR 헬스케어(-23.1%)’와 ‘KBSTAR 헬스케어 채권혼합(-5.28%)’ 등도 마이너스 수익을 냈다.
이와 달리 글로벌 헬스케어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는 평균 17.33%의 수익을 올리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 제약ㆍ바이오주와 헬스케어 관련주에 투자하는 ‘DB차이나바이오헬스케어증권자투자신탁(H)’ S클래스는 20.46%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해외 헬스케어 지수를 추종하는 ETF도 강세가 이어졌다. 미국 S&P 바이오테크놀로지 지수를 추종하는 ‘KODEX 미국S&P바이오’는 같은 기간 44.31%를, 나스닥 바이오테크놀로지 지수를 추종하는 ‘TIGER나스닥바이오’는 33.32%의 수익을 냈다.
국내 제약ㆍ바이오주가 잇단 악재로 부진하며 펀드 수익률을 낮췄다는 분석이다. 지난 4월 코오롱생명과학을 시작으로 에이치엘비, 신라젠, 헬릭스미스 등 굵직한 바이오 기업들이 글로벌 임상에서 연달아 홍역을 앓았다.
이같은 악재가 이어지면서 제약ㆍ바이오 투심도 얼어붙었다. 이명선 신영증권 연구원은 “세계 최초의 국내 유전자치료제였던 인보사의 승인 취소, 글로벌 임상 3상의 잇단 실패 등으로 바이오 섹터내 투자심리 악화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현재 설정된 헬스케어 펀드 대부분이 담고 있는 대형주도 영향을 받았다. 셀트리온의 경우 연초 대비 -20.28%(4만3500원) 내린 17만1000원을 기록했고, 메디톡스(-49.57%), 한미약품(-34.63%) 등도 하락 폭이 컸다.
반면 해외 바이오주는 실적 중심 개선이 이어지며 강세를 보였다. 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의 경우 대형 제약사들의 신약 개발 성과가 본격화 단계에 진입했고 점차 해외에서도 인정 받기 시작했다”며 “미국의 경우 하반기 실적과 파이프라인 모멘텀이 부각된 업체들을 중심으로 주가 반등세가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한국 제약ㆍ바이오 업종도 경쟁력 회복을 위해 실적 중심의 ‘옥석 가리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미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발생했던 업종 내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채로 2020년을 맞이할 것”이라며 “임상시험에 대한 확률적인 접근보다는 약효와 추후 약의 시장성과 연결될 수 있는 임상시험의 결과에 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