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속 가성비 높은 자체 패션 브랜드에 고객 만족도 높아
올 한 해 TV홈쇼핑에서 인기를 끈 제품은 자체 단독 패션 브랜드인 것으로 나타났다. 5개 홈쇼핑 채널에서 모두 자체 단독 패션 브랜드가 히트상품 1위에 올랐다.
CJ ENM 오쇼핑부문은 올해(1월 1일~12월 12일) TV홈쇼핑 히트상품을 분석한 결과 상위 10개 내 패션 상품이 9개를 차지해 패션 상품의 강세가 두드러졌다고 16일 밝혔다.
특히 오쇼핑부문의 단독 패션 브랜드는 8개나 순위에 올랐다. ‘엣지(A+G)’는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한 165만 세트가 판매돼 2년 연속 1위 자리를 지키며 올해 누적 주문금액 1800억 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국내외 유명 디자이너들과 협업해 출시한 브랜드도 약진했다. 지춘희 디자이너와의 협업으로 탄생한 ‘지스튜디오’는 올여름 누적 주문액 1000억 원을 돌파하며 단숨에 히트상품 2위에 올랐다. 3위에 오른 ‘VW베라왕’은 올해 처음 티블라우스 3종을 선보여 론칭 방송에서만 6억 원이 넘는 주문실적을 기록했다.
100만 원이 넘는 프리미엄 아우터를 선보인 ‘셀렙샵 에디션’도 사틴 스커트와 프렌치 린넨 100% 블라우스 등 최신 유행 아이템을 고급 소재와 접목해 지난해보다 50%가 넘는 주문량을 기록하며 한 계단 상승한 4위를 차지했고, ‘칼 라거펠트 파리스’(9위) 역시 빠르게 성장해 론칭 9개월 만에 10위권에 들어섰다.
GS샵에서도 단독으로 판매하는 패션 브랜드들의 인기가 높았다. 2015년부터 매년 GS샵 히트상품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손정완 디자이너의 ‘SJ와니’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위 자리에 올랐다. 2012년 GS샵에서 단독으로 판매해온 이 브랜드는 7년간 주문액 총 5446억 원, 주문고객수 약 154만 명의 메가 히트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2위를 차지한 ‘라삐아프’는 시즌별 가장 트렌디한 아이템을 빠르고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이는 컨템포러리 브랜드다. GS샵에서 최초 론칭한 후 TV홈쇼핑 스테디셀러가 된 애경산업의 ‘에이지투웨니스 에센스 커버팩트’는 3위에 올랐다. 2013년 9월 론칭한 후 현재까지 2800억 원 이상 판매됐고, 두 번 이상 재구매한 고객 수는 78만5000명에 달한다.
현대홈쇼핑이 선정한 올해 베스트 브랜드에도 ‘J BY’가 2년 연속 1위에 올랐다. ‘J BY’는 현대홈쇼핑이 2016년 국내 최정상급 디자이너로 꼽히는 정구호 씨와 함께 만든 프리미엄 패션 브랜드다. 디자이너의 협업 의류 브랜드인 ‘에이앤디(A&D)’도 매회 방송에서 완판하는 등 올해 11회 방송으로 주문 금액 총 200억 원, 수량은 7만7000개를 판매하며 3위에 올랐다.
단독 패션 브랜드에 이어 현대홈쇼핑의 패션 자체브랜드 ‘밀라노스토리’와 ‘라씨엔토’가 각 히트상품 4, 5위에 이름을 올렸다. ‘밀라노스토리’는 올해 상품 라인업 확대 전략에 맞춰 배우 고아라 씨를 브랜드 모델로 선정해 트렌디하고 캐주얼한 상품을 지속 선보이고 있다. ‘라씨엔토’의 경우 모피· 잡화 등 상품 라인을 확대해 ‘프리미엄 토털 패션 브랜드’로서 정체성을 강화해 3년 내 1000억 원 규모의 ‘메가 브랜드’로 규모를 육성할 방침이다.
롯데홈쇼핑 역시 주문수량 상위에 오른 10개 품목 중 단독 브랜드는 80%가 차지하며 차별화한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았다. 히트상품 1위는 올해 2월 단독 론칭한 40년 전통 독일 패션 브랜드 ‘라우렐’이 차지했다. 고급스럽고 실용적인 스타일로 4050 여성 공략에 성공하며 한 달 만에 주문금액 100억 원을 돌파했다.
2위는 롯데홈쇼핑 대표 자체 패션 브랜드 ‘LBL’이 차지했다. 캐시미어에 특화된 브랜드로 입지를 다진 후 올해 론칭 4년 차를 맞아 기존 홈쇼핑에서 접할 수 없었던 최상급 명품 소재로 화제를 모았다. 이번 시즌 최고가 상품인 300만 원대 ‘친칠라 피아나 후드 롱코트’는 60분 동안 주문금액 30억 원으로 준비된 수량이 완판되며 홈쇼핑 패션의 프리미엄화를 이끌고 있다.
NS홈쇼핑는 단독 브랜드 ‘브루마스’ 슈즈가 1위에 오른 것을 비롯해 자체 브랜드 ‘오즈페토’ 슈즈는 2위에 올랐다. ‘브루마스 슈즈’가 고퀄리티의 소재를 사용해 고급스러운 디자인으로 인기기 높았다면, ‘오즈페토’(주문량 총 17만4000여 건)는 데일리로 신을 수 있는 편안하고 튼튼한 가성비 슈즈로 흥행에 성공했다. 또 식품에 특화된 홈쇼핑 채널인 만큼 ‘빅마마 이혜정의 맛있는 김치(3위)’를 비롯해 ‘완도활전복(4위)’, ‘여수갈치(5위)’ 등이 상위권에 올랐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 채널의 자체 브랜드에 대한 고객 만족도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인지도 높은 브랜드를 선호하거나 가격 대비 높은 품질을 쫒는 고객 수요가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