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대 가격ㆍ복잡한 매각구조ㆍ업계 평판 걸림돌
국내외 게임산업 인수합병(M&A)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올해 넥슨의 매물 재등판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10조 원대의 비싼 몸값과 복잡한 지배구조 등 요인으로 당분간 매각 재시도가 쉽지 않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10일 투자은행(IB)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 2조1669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9668억 원으로 연간기준 1조 원을 처음 넘어설 전망이다. 회사는 2018년 매출 2조5296억 원, 영업이익 9806억 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둬들였다.
이처럼 견조한 성장세에도 지난해 M&A 시장에서 넥슨은 매물로 나왔다가 불발된 바 있다. 갑작스런 딜 추진 철회로 김정주 NXC 회장의 매각 의지에 대한 진정성에도 의문이 제기됐다. 시장에 내놔 적정가만 가늠해보고 발을 뺐다는 의심에서다.
업계에서는 10조 원이 넘는 높은 가격과 복잡하게 얽힌 지배구조를 매도 실패의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넥슨은 김정주 회장→NXC→넥슨재팬→넥슨코리아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띄고 있다.
넥슨 매각 딜에 참여했던 IB 관계자는 “거래가 불발됐지만 당시 김 회장이 진지하게 팔려고 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결국 매각 재추진 여부는 김 회장의 결정에 달린 것이고 언젠가는 팔겠지만, 올해 다시 매물로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 관계자는 “매각 구조가 복잡하고 딜에 참여했던 넷마블은 웅진코웨이를 선택하며 넥슨이 나와도 살 수 없게 됐다”면서 “매수 상대방과 회장끼리 만나 전격적으로 합의할 순 있어도, 지난해 철회했는데 곧바로 올해 다시 매물로 내놓는다면 업계 평판에도 좋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10조 원대 빅딜로 관심이 집중된 넥슨은 훗날을 기약하게 됐지만 게임업계에서 M&A는 점차 활발하게 이뤄지는 추세다. 특히 사모펀드와 벤처캐피탈 등 투자사의 인수 거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이 블룸버그와 머저마켓 등을 종합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게임산업 M&A는 2017년 98건에서 2018년 132건으로 늘었다. 이 기간 거래액은 65억4100만 달러에서 79억6600만 달러로 급증했다.
분석 기간인 2013~2018년 게임산업 상위 10대 인수국은 미국이 118건으로 선두에 올랐다. 중국은 91건으로 뒤를 이었다.
한국은 45건으로 일본(56건) 다음이었다. 이어 스웨덴 36건, 캐나다 34건, 영국 27건, 프랑스 19건, 독일과 오스트레일리아 각각 15건 순이었다.
이 기간 거래건수 연평균 증감률은 한국이 58.5%로 다른 나라들을 압도했다. 일본은 35.1%, 미국은 16.5%, 중국은 5.9%를 각각 점유했다. 사모펀드와 벤처캐피탈의 투자가 늘면서 2018년 이종산업 간 M&A 거래는 절반이 넘는 52.3%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