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 기반 모빌리티 'PBV' 콘셉트 추진 중…항공 모빌리티는 구상 단계
현대모비스가 현대차그룹 차원의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전략 일부를 이미 추진하고 있다. 구상 단계를 넘어 사업 ‘초기 단계’에 진입한 만큼 경쟁사와의 차별화에 나선다.
현대모비스가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0을 통해 그룹 차원의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이 구상 단계를 넘어 이미 초기 단계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고영석 현대모비스 기획실장(상무)은 이날 현지에서 미디어 간담회를 열어 이같이 밝히고 “항공 모빌리티에서 내려와 지상 이동 수단인 목적 기반 모빌리티 PBV(Purpose Built Vehicle)가 모비스와 직결된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공개한 M비전-S가 PBV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CES 2020을 통해 현대차는 미래 전략 가운데 하나인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을 구체화했다.
하늘을 나는 개인형 비행체 PAV(Personal Air Vehicle)를 기반으로 한 ‘도심 항공 모빌리티’ UAM(Urban Air Mobility)과 지상 이동 수단인 ‘목적 기반 모빌리티’ PBV, 나아가 이 둘을 연결해주는 허브 등이다.
현대모비스는 이 가운데 목적 기반 모빌리티인 PBV 핵심 기술을 담당하는 셈이다.
고영석 실장은 “(현대모비스)모듈 연구소에서 PBV에 기반이 될 수 있는 플랫폼을 알루미늄 보디로 제작한 상태”라며 “그룹 차원의 미래전략인 PBV와 직결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모빌리티 전략의 핵심 가운데 하나인 ‘항공 산업’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도심 항공 모빌리티 UAM는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모비스 차원에서 구체적으로 사업전략이 정해진 건 없다”며 “직결되는 부분이 있지만 고민해야 할 게 많다”고 전했다.
항공 모빌리티의 경우 현대차그룹이 처음 뛰어든 분야인 만큼, 관련 기술을 보유한 항공기 회사를 상대로 한 인수합병(M&A) 가능성도 제기됐다. 모비스는 이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다. UAM과 관련된 모비스 전략은 아직 수립되지 않았기 때문에 M&A를 포함해 ‘모비스 항공사업부 출범’ 등 구체적인 방안을 밝히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현대차그룹 차원에서 거시적인 ‘미래 모빌리티 전략’을 내세웠지만 궁극점까지 이어질 과도기에는 여전히 현재의 사업 구도를 유지해야 한다. 최근 글로벌 자동차 산업이 본격적인 저성장 시기에 접어든 만큼 이에 대한 차별화 전략도 절실한 상태. 나아가 80%가 넘는 현대기아차의 의존도 역시 풀어야 할 과제다.
고 실장은 이에 대해 “지난해 수주는 예상했던 만큼 이뤄냈다. 무엇보다 중요한 부분이 핵심 부품 부문인데 이 역시 계획했던 목표치를 달성했다”며 “장기적으로 현대기아차에 집중된 수주 의존도를 낮추며 비중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전기차와 친환경차 부문 매출이 2025년까지 비약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새롭게 형성되고 있는 제품과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등 전체적으로 가격이 낮아지고 있다.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현대모비스는 장기적인 재투자 방향성도 공개했다. 전체 매출 가운데 7% 수준인 M&A 재투자를 장기적으로 1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고 실장은 “2019년 상반기를 기준으로 현대모비스 보유 현금이 7조4000억 원 수준”이라며 “향후 3년 뒤에 약 12조의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 가운데 생산설비 투자에 최대 5조 원, 나머지 4조~5조 원은 주로 성장을 견인하는 기술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약 1조 원은 자기주식 매입을 포함한 주주환원, 1500억 원 이상을 스타트업 등에 투자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그는 “2025년까지 전체 매출 대비 10%까지 연구개발 투자 비율을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여전히 그 목표가 유효하다”라며 “이는 글로벌 자동차 부품사 보쉬와 비슷한 수준이다. 재원 조달 전략을 1차적으로 수립했고 전제적으로 굉장히 명민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