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부회장ㆍ최태원 회장 등 다보스行…명절 관계없이 현장경영 행보 늘어나
재계 주요 총수들이 이번 설 연휴를 통해 사업전략을 점검하고 올해 경영 전략을 구상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일부 인사는 명절을 앞두고 스위스에서 열리는 다보스포럼에 참석한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그룹 총수 대부분이 이번 연휴 동안 가족과 함께 집에 머물며 경영 구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차, SK그룹 등 주요 그룹의 창업주 또는 선대 회장 대부분은 음력설보다 양력설을 지내왔다.
먼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 설 연휴 기간에 별다른 외부 일정 없이 자택에 머물며 경영구상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몇 년 사이 설날과 추석 등 명절 때마다 해외 사업 점검 또는 해외 주요 인사와 면담 등을 이어왔다.
명절을 앞두고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 부회장은 이번 연휴 기간에 새 인물을 통한 그룹 전반의 경영전략을 구상한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까지 명절을 통해 해외 현장경영에 나섰다. 작년 설 명절에 중국 산시(陝西)성 시안(西安)반도체 2기 생산설비 현장을 직접 살폈고, 추석에는 삼성물산이 건설 중인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도심 지하철 건설 현장을 방문한 바 있다.
2016년 설 명절에는 미국에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를 만났고, 같은 해 추석 연휴에는 인도 뉴델리를 방문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면담하는 등 명절을 통해 해외 주요 인사를 만나기도 했다.
최근 메모리 반도체 단기 시황이 악화함에 따라 비(非) 메모리 분야인 시스템반도체와 수탁생산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올 설 연휴에는 갖가지 현안에 대한 대안을 모색할 것으로 점쳐진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역시 자택에 머물며 경영전략을 구상한다.
올해 신년사를 통해 “고객 가치 실천을 위해 LG만의 생각과 행동을 다듬고 발전시켜가야 한다”고 강조한 만큼, 구체적인 실현 방안에 대해 고민할 것으로 관측된다.
나아가 취임 원년이었던 지난해 성과를 되돌아보고 줄곧 매진해온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 발굴과 성과 도출 대한 고민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명절 연휴 전인 21일(현지시간) 세계경제포럼(WEF)의 연차 총회, 일명 ‘다보스포럼’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로 50회를 맞은 다보스포럼이 ‘화합하고 지속 가능한 세계를 위한 이해 관계자들’을 주제로 열리는 만큼, 현지에 참석해 주요 인사와 면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해 연방 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 사태로 다보스포럼에 불참했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모진을 대거 이끌고 이번 행사에 참석한다.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을 비롯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이 다보스를 향하는 만큼, 정 부회장 역시 이번 행사를 통해 미국시장 현안에 대한 대안을 마련할 것으로 점쳐진다.
다보스 포럼 이후에는 자택에 머물며 경영구상에 나선다. 단순한 완성차 메이커를 넘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업체’로 전환을 추진하는 원년인 만큼, 관련 사업 추진을 본격화하기 위한 큰 그림을 그릴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올해는 중국시장의 구조조정 및 수익성 회복, 미래차 분야에 대한 전략적 투자,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유럽 및 중국시장 진출 등 굵직한 현안이 남은 만큼 연휴 기간 경영전략 구상에 몰두한다는 계획이다.
정 부회장은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가 주요 현안으로 떠올랐던 지난해 추석에는 직접 미국으로 날아가 고율 관세 문제 해결 등 관련 현안을 현지에서 점검한 바 있다.
스위스 다보스포럼의 단골손님인 최태원 SK그룹 회장 역시 설 연휴를 앞두고 스위스로 향한다.
행사를 마치고 돌아와 연휴 기간에는 자택에 머물며 평소 강조해온 ‘사회적 가치창출’을 통한 ‘딥체인지(Deep Change·근본적 변화)'에 대해 구상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이번 명절에 자택에 머물며 경영구상에 나선다. 반면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등은 명절을 앞두고 열리는 다보스포럼에 참가한다.
재계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재계 주요그룹의 창업주나 선대 회장들이 음력 대신 약력 설을 챙겨왔다”라며 “최근 들어 3~4세 경영인들은 명절 연휴와 관계없이 국제포럼이나 해외 현지를 찾아 현장경영에 나서는 모습도 자주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