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F 사태' 하나ㆍ우리은행 경영진 중징계…지배구조 혼돈

입력 2020-01-31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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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승 연임 '적신호'ㆍ함영주 차기 회장 도전 무산 가능성↑

▲사진 왼쪽부터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 함영주 KEB하나금융지주 부회장 (사진제공= 각 사)
금융당국이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판매에 대한 책임을 물어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과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에게 중징계를 결정했다. 두 CEO가 중징계를 피하지 못하면서 두 회사의 지배구조에도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30일 제3차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을 열고 DLF를 판매한 우리·하나은행에 대해 업무의 일부정지 6개월 및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손 회장에 대해서는 문책경고, 함 부회장은 문책경고 상당의 징계를 결정했다. 이는 중징계에 해당한다.

금융사 임원에 대한 제재는 △주의 △주의적 경고 △문책경고 △직무정지 △해임 등 5단계로 구분되는데, 중징계 중 금감원장 전결 사항인 문책경고만 받아도 이후 3~5년동안 금융권 취업이 금지된다.

이번 중징계로 손 회장과 함 부회장의 추후 행보에 적지않은 파장을 끼칠 전망이다. 특히 손 회장의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기관 징계의 경우 금융위원장이, 임원 징계의 경우 금감원장이 징계 결정 최종 권한을 갖는다. 이날 금감원장 전결로 문책 경고가 확정되면서 잔여 임기는 채울수 있지만, 향후 3~5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된다.

지난해 말 차기 회장 후보로 낙점된 손 회장으로서는 올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연임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게 됐다. 앞서 손 회장이 그간 겸임해온 은행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만큼 연임이 무산되면 최악의 경우 지주 회장과 은행장을 모두 내려놓아야 한다.

금감원의 징계가 효력을 발생하는 시점이 관건이다. 이번 DLF 사태는 개인과 기관 제재가 섞여 있어 임직원과 기관 제재 결과가 한꺼번에 통보된다. 임원의 문책 경고까지는 금감원장 전결로 징계가 확정되지만, 기관 중징계나 과태료 부과는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의 의결이 필요하다.

손 회장에 대한 공식적인 징계 효력이 금융위 정례회의 의결 전까지 미뤄진다는 의미다. 3월 주총 전 금융위 정례회의 결과가 나오면 연임이 불가능하다. 주총 후에 나오면 연임할 수 있으나 비판 여론을 안고 가야 한다. 금감원이 사외이사들에게 결정을 압박한 가능성도 있다.

우리금융은 이번 결정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내부에서는 소송 카드까지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징계가 사전 통보된 상황에서 우리금융이 손 회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내정한 것은 최악의 상황까지 염두에 둔 행보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다만, 이의신청을 제기하고 법원에 제재의 효력을 멈춰 달라는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경우 금감원과 대립각을 세우는 것이어서 부담이 될 수 있는 만큼 가능성이 낮다.

이번 제재심에서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도 문책경고를 받음에 따라 차기 하나금융 회장에 도전할 수 없게 됐다. 김정태 현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함 부회장은 차기 회장 유력 후보 중 한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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