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최근 서울 강남에 소재한 유흥주점을 상대로 강도 높은 세무조사에 착수하는 등 민생침해 탈세사범에 대한 전면전에 돌입한 것으로 2일 확인됐다.
이는 국세청이 지난달 29일 김현준 국세청장 주재로 전국세무관서장회의를 개최한 후 곧바로 ‘탈세의 온상’으로 지목되고 있는 유흥주점을 기점으로, 세무조사에 착수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정기관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달 30일 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국 요원들을 서울 강남구선릉역 인근에 소재한 유흥주점 5~6곳에 사전예고 없이 투입, 세무조사에 필요한 관련 자료 등을 일괄 예치했다.
이들 업체는 유흥주점에서 성매매까지 알선하는 일명 ‘풀살롱’식 영업뿐만 아니라 주기적으로 ‘모자 바꿔쓰기’ 방식의 탈루 수법을 동원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모자 바꿔쓰기’ 방식이란 실제 사업주가 재산이 없는 종업원을 ‘바지사장’으로 앉힌 뒤 세금 체납과 폐업을 반복하면서 세금을 회피하는 수법을 말한다.
이 때문일까. 국세청은 이들에 대한 세무조사를 위해 사전에 치밀한 정보수집과 분석 등을 통해 조사역량을 집중한 데 이어 향후 고의적 탈세 혐의가 명백한 경우에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성매매 알선 유흥주점을 기점으로, 불법 대부업자와 사행성 게임장 등 불법·탈법적 행위로 세금을 탈루하는 민생침해 탈세사범에 대한 조사가 본격적으로 돌입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국세청은 올해 국세행정 운영방안에서 이들 이외에도 정보 비대칭을 악용해 폭리를 취하는 고액 입시학원과 장례업체 등 서민 밀접 분야 탈세행위에 대해서도 ‘고강도’ 세무조사를 예고한 바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개별 업체에 대한 세무조사 관련 정보는 확인해 줄 수 없지만, 만일 유흥주점을 상대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면 국세행정운영방안을 통해 예고한 업체들에 대한 세무조사 또한 순차적으로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