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와 금감원 엇갈린 반응, 금융감독 체계 다시 불거질 듯
금융감독원이 감사원으로부터 금융소비자 보호기능 미흡과 관련해 제도 개선 및 감독체계 개편 방안 마련을 통보받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지적됐던 금소처 분리 독립 등 금융당국의 금융감독체계 개편 문제가 재차 불거질 전망이다.
감사원은 지난해 7월 금감원과 금융위원회 등 금융당국을 대상으로 최근 5년 동안 실시된 금융소비자 보호정책 등을 감사한 내용을 담은 '금융소비자 보호시책 추진실태 감사보고서'를 6일 공개했다.
감사원은 감사 결과 금감원이 금융 건전성 감독과 소비자 보호 업무를 같이 담당하고 있지만, 금융소비자 보호 정책이 미흡하다고 보고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금감원이 원장 직속 금융소비자보호처를 설치하는 등 관련 조직과 인력을 확대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건전성 검사·감독 부서 일부가 금융소비자보호처 산하에 편제돼 오히려 인력이 축소됐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금감원의 소비자 보호조직 인력은 지난 2016년 2월 253명(정원 대비 13.3%)에서 지난 2018년 2월 178명(정원 대비 9.1%)으로 줄어든 데 이어 지난해 2월에는 159명(정원 대비 8.1%)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16년 2월 금융소비자보호처 산하에 3개 검사부서를 설치, 민원으로 인지한 위법 사항을 직접 검사·제재하도록 했다. 하지만, 2018년 2월 이들 부서를 검사·감독부서로 이동배치한 뒤 검사·제재 실적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금융소비자 보호 정책 실효성을 높일 제도 개선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금융감독 체계를 개편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금융위원장에게 통보했다.
이번 감사원 지적에 대해 금융위와 금감원은 미세한 의견차이를 보였다. 금융위가 감사원의 의견을 수용한 반면 금감원은 신중한 입장이다. 금감원은 “소비자보호기구 분리 논의는 큰 틀의 정부 조직개편 차원에서 다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두 기관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그동안 수차례 논의를 거듭해온 금소처 분리 독립 등 금융위·금감원의 금융감독체계 개편 문제가 다시 수면위로 올라올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달 23일 조직 개편을 통해 금소처 조직을 현 6개 부서 26개 팀에서 13개 부서 40개 팀으로 확대했다. 부원장급인 금소처장을 돕는 부원장보도 현재 1명에서 2명으로 늘렸다. 금감원은 이번 조직개편으로 금융소비자보호처 총인원이 278명에서 356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감사원은 DLF 사태와 관련해 금감원의 우리은행 하나은행 CEO 징계에 적절성 여부를 따질 에정이다. 최근 감사원은 DLF 사태와 관련해 중징계를 내린 금감원에 직원들을 파견하고 관련 자료를 취합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이르면 내달 예비감사를 시작으로 현장감사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