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유통업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매출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와인 수요만큼은 변함없이 제자리를 유지해 눈길을 끈다.
와인 등 주류는 오프라인에서만 살 수 있는 만큼 그간 오프라인 유통업체는 온라인과의 경쟁에서 ‘와인’을 승부수로 띄우며 판매를 강화했다. 다른 업체에서 판매하지 않는 와인을 기획해 선보이거나 1만 원 미만의 저렴한 와인을 내놓으면서 소비자 접근성을 높였다. 그 덕에 신종 코로나 발생 이후에도 와인 매출은 견고한 트렌드를 유지하고 있다.
12일 이마트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확산이 본격화한 2월(11일까지) 와인 매출 신장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5% 신장했다. 롯데마트에서도 이달 와인 매출 신장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6% 역신장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월마다 와인 매출 신장률은 1~2%씩 차이가 있는데 이번에는 신종 코로나 이슈가 있었지만 –0.6%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라며 “다른 품목 매출은 급격히 꺾이는 반면 와인 매출은 영향 없이 잘 팔리는 걸로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마트24는 신종 코로나 확산이 본격화할 즈음인 지난달 말 혼술족을 위한 미니와인 8종을 출시했는데 해당 상품 역시 매출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이마트24의 소용량 와인 매출은 미니와인 8종이 추가되며 같은 기간 전월 대비 14.8% 성장했다.
매출 호조에 힘입어 이마트24는 밸런타인데이를 앞두고 샴페인 3종 △뽀므리 브륏 로얄(750㎖) △로랑페리에 브륏 L-P(750㎖) △떼땅져 뀌베 프레스티지 브륏(750㎖)을 정상가 9만9000원에서 할인해 5만4900원에, 모스카토 1종인 반피 티아라 모스카토(750㎖)는 9900원에 선보였다.
와인이 이커머스와의 경쟁에서 승부수로 작용하며 오프라인 유통업체는 와인 판매에 힘을 싣고 있다. 홈플러스는 328년 전통의 남아프리카공화국 와이너리 ‘스피어 와인즈(SpierWines)’의 시그니처 와인 2종을 국내 대형마트 처음으로 선보였다.
스피어 와인즈는 1692년 설립된 남아공에서 가장 오래된 와이너리 중 하나다. 홈플러스는 스피어의 대표 레인지 ‘시그니처’(Signature) 중에서도 각 포도 품종 고유의 특징을 가장 잘 살린 ‘스피어 시그니처 슈냉 블랑’과 ‘스피어 시그니처 피노타쥬’를 병당 1만4900원에 판매한다. 출시를 기념해 13일부터 26일까지 2병 구매 시 병당 1만2400원에 살 수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달부터 프랑스 보르도 지역의 ‘샤또 르 팽 프랑’을 현지보다 저렴한 5900원에 판매 중이다. 판매 한 달 만에 준비 물량의 90% 이상을 소진하며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롯데마트 측은 “앞으로도 지속해서 현지 가격과 비슷한 수준으로 가성비 높은 와인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1만 원 미만의 저렴한 가성비 와인을 집중적으로 판매 중인 이마트는 최근 수십만 원대 프리미엄 와인을 동시에 기획 출시해 판매 구색을 갖추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8월 도스코파스 와인을 4900원에 내놔 출시 일주일 만에 10만 병 판매 돌파 기록을 세웠다. 저렴한 와인뿐 아니라 이마트는 세계적인 와인 레이블에 한국을 대표하는 화가 작품을 담은 한정판인 ‘부켈라 까베르네 소비뇽 2016’과 하종현 화백의 ‘접합 07-09(2007년작)’ 컬래버래이션 상품도 판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