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락앤락 33%↓…삼광글라스는 흑자전환
국내 밀폐용기 업계 라이벌인 락앤락과 삼광글라스의 지난해 실적 희비가 갈렸다. 업계 1위인 락앤락은 작년 2009년 이후 최악의 영업이익을 낸 반면 유리산업에 집중한 삼광글라스는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락앤락의 지난해 매출액은 2018년 대비 11.89% 늘어난 4860억 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43억 원, 164억 원으로 2018년 동기 대비 각각 33.43%, 46.18% 빠졌다.
락앤락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줄어든 요인으로 경영관리체계 고도화를 위한 컨설팅 등을 꼽았다. 동시에 라이프 스타일 매장인 ‘플레이스엘엘’ 확대도 비용 증가의 요인으로 꼽힌다. 플레이스엘엘은 2018년 11월 1호 매장을 열었다. 현재는 7개 매장이 운영되고 있다. 락앤락 관계자는 “플레이스엘엘 매장 임대료, 중국 현지 모델 기용 등 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 비용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락앤락은 최근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영업이익 추이를 살펴보면 2016년 602억원에서 2017년 515억원, 2018년 365억원으로 줄었고, 지난해엔 243억으로 쪼그라들었다. 지난 2009년(180억원) 이후 10년 만에 최악 수준이다.
반면 업계 2위 삼광글라스는 3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삼광글라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2842억 원으로 2018년 대비 7.1%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1억 원, 12억 원으로 모두 흑자 전환했다.
삼광글라스가 호실적을 낸 주요 요인은 병유리 부분의 매출 증가다. 삼광글라스는 지난해 7월 캔 사업 부문을 단순물적분할 방식으로 분할해 한일제관에 매도했다. 그 뒤 ‘유리사업에 집중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고, 삼광글라스는 그 성과가 전 사업 부문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B2B 병유리 사업 부문에서는 하이트진로의 신제품 판매 성과에 따른 유리병 수주 실적 호조, 해외 수출 증가로 매출액이 늘었다. 글라스락이 포함된 생활용품 사업 부문에서도 온라인 매출 증대와 신제품 판매가 늘어 영업이익 호재로 작용했다. 동시에 2018년 논산1공장 용해로 보수 뒤 지난해 공장이 정상 가동되면서 이익이 개선됐다.
락앤락과 삼광글라스는 올해 해외 영토 넓히기를 전략으로 꼽았다.
락앤락 관계자는 “지역별 주력 채널을 중심으로 판매 효율화를 꾀할 것”이라며 “중국, 베트남뿐 아니라 신규 시장을 확대 발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삼광글라스는 지난해 주요 시장이었던 북미와 유럽 외에 남미에서도 수출이 늘었다며 이 기세를 올해 이어갈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올해 초 ‘찬따로 캡따로’ 제품이 남미 지역 칠레에 6만여 개를 수출하는 성과를 냈다. 삼광글라스 관계자는 “기본 밀폐용기 제품에 더해 남미 지역에서 신제품에 관심을 보인 것”이라며 올해 수출국을 다양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락앤락은 복합 문화공간 매장인 플레이스엘엘을 통해 라이프 스타일 기업으로 변모를 시도하고, 삼광글라스는 유리 사업에 집중한다는 점이 전략상 차별점이다. 락앤락은 올해 오프라인 직영 매장이자 복합 문화공간인 플레이스엘엘의 콘텐츠 재정비에 집중할 방침이다. 지난해 지점을 늘리는 데 역점을 뒀다면, 올해는 매장의 콘텐츠에 내실을 기할 예정이다. 그런데 락앤락의 전략과 달리 시장 상황이 녹녹치 않다. 온라인 중심으로 시장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어서다. 단적인 예가 바로 롯데다. 롯데는 최근 오프라인 매장 200여 곳을 매각하거나 폐점한다고 밝혔다.
삼광글라스는 유리 사업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쌓고 이를 알리는 데 방점을 찍었다. 다만 유리를 활용한 제품 다각화의 여지는 열어 놓았다. 삼광글라스 관계자는 “가전을 포함해 성능 좋은 유리가 필요한 곳이 많기 때문에 연관 제품에 접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