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총선 이후 전기료 인상도 부담
한국전력이 2008년 이후 11년 만에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작년 적자액은 1조 3566억 원으로 한전은 영업손실의 주요인을 전기판매수익 감소와 온실가스 배출권 비용 급증 등으로 봤다.
한전은 작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조 1486억 원(1.1%) 감소하며 1조 3566억 원의 대규모 적자가 났다고 28일 밝혔다. 2018년 대비 작년 혹한·혹서가 약해 냉·난방 수요가 감소해 전기 소비가 줄었고 2018년 평창올림픽 개최 기저효과로 전기판매수익이 9000억 원 줄었다. 여름철 평균기온은 24.1도로 전년 대비 1.3도 낮아진 반면, 겨울철 평균기온은 1.8도로 2.2도 올라 전기 냉난방 수요가 감소했다. 용도별로도 주택용 0.4%, 산업용 1.3%, 일반용 0.6%, 교육용 1.3% 등 농사용(2.1%)을 제외하고 모두 전기 판매량이 감소했다. 이 같은 계절적 요인으로 전기판매 수익이 9030억 원 줄었고, 기타수익도 6318억 원 감소하는 등 매출액이 1조 5348억 원 증발하며 59조 928억 원에 그쳤다.
올해 더위는 5월 시작될 것으로 전망돼 한전 수익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2020년 봄철 전망’을 통해 북쪽 찬 공기의 세력이 평년보다 약한 올겨울의 영향이 이어지면서 봄철 전반(3월∼4월 중순)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것이라며 봄철 후반(4월 중순∼5월)에도 따뜻하고 건조한 공기가 자주 머물면서 기온이 올라 이른 더위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에어컨과 선풍기 등 냉방용 전기 수요도 함께 늘어 전기 판매량도 동반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연료비가 저렴한 원전의 이용률도 전년 70.6%에서 올해 70% 중반으로 상승할 것으로, 석탄 발전소 이용률도 전년 70.7%보다 오를 것 예상된다. 원전과 석탄화력은 LNG 발전 대비 저렴한 연료원으로, 이들 발전소의 이용률 증가는 한전 실적 개선 요인으로 꼽힌다.
아울러 지난해 한전은 설비보수 자체수행, 송·배전 설비시공 기준 개선 등을 통해 2조 1000억 원의 재무개선 목표를 달성했고 올해 1조 6000억 원가량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온실가스 배출 무상할당량 감소와 배출권 비용 증가는 한전 수익에 부정적 요소다. 한전 온실가스 무상할당량은 2018년 2억 800만 톤, 2019년 1억 7100만 톤(잠정)으로 줄었다. 반면 톤당 온실가스 배출권 가격은 2018년 2만 7000원, 2019년 3만 2000원으로 증가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 허용량을 줄고 허용량을 초과했을 때 구매해야 하는 배출권 가격은 상승하고 있으니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2018년 530억 원이었던 한전의 온실가스 배출권 비용은 지난해 7095억 원으로 13.3배로 늘었다.
전기료를 올리면 재무구조 개선은 물론 흑자 전환 가능성도 있지만, 국민 편의와 기업 활동 등을 고려할 때 쉽게 인상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김병인 한전 재무처장 “전기요금은 공익성과 수익성을 봐야 하며 그런 부분은 정부와 계속 협의를 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총선 이후 전기료 인상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내수 등 우리 경제가 부진한 상황에서 전기료 인상은 정부 입장에서도 부담스러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