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최근 CJ CGV와 이마트 등의 지분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한 부정적 영향이 예상되는 기업들이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이마트 지분을 지난해 말 13.45%에서 최근 12.6%로 0.85%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CJ CGV 지분도 지난해까지 10% 이상이었으나 최근 7.82%까지 줄었다.
국민연금은 CJ CGV와 이마트의 2대 주주다. CJ CGV의 최대주주는 39.02%를 보유한 CJ로 그 외에 5% 이상 주주는 국민연금이 유일하다. 이마트는 이명희 회장(18.22%), 정용진 부회장(10.33%) 등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28.56%를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지분은 이명희 회장보다는 적으나 정용진 부회장보다 많다. 지난달 국민연금은 이들 기업에 대한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했다. 보다 적극적인 주주 행동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그럼에도 지분을 줄인 것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CJ CGV는 지난해 예상보다 좋은 실적으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여파로 향후 전망이 좋지 않다. 이미 지난달부터 다수의 증권사가 줄줄이 목표주가를 낮췄다. 이날 CJ CGV의 목표주가를 하향한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코로나19로 한국과 중국 시장이 급락하면서 최악의 경우 1분기 적자까지 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마트는 앞서 지난해 부진한 실적에 무디스와 한국신용평가 등 국내외 신용평가사가 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이마트에 투기등급인 ‘Ba1’을 부여했으며 등급전망은 ‘부정적’으로 추가 강등 가능성을 시사했다. 유통업은 코로나19의 부정적 여파가 예상되는 산업의 하나로도 꼽힌다.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따라 고객들이 오프라인 매장 방문을 줄이는 가운데 상당한 매출과 이익 감소를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은 일반투자 목적으로 보유 중인 대한항공 지분도 줄였다. 지난해 말 11.36%를 보유 중이었으나 11.09%로 감소했다.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진행 중인 가운데 항공업 또한 코로나로 인한 실적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편 5일 국민연금은 26개 기업의 지분 변동을 공시했다. 현대자동차와 한화솔루션, SK하이닉스, 삼성전자, LG유플러스 등 15개 기업에 대한 보유 지분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마트를 비롯해 KCC, GS, SK텔레콤, 지투알 등의 지분은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