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 이하 대부분 경증…80세 이상 환자 사망률 21.9% 달해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6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18세 이하 감염자는 전체의 2.4%에 불과하며 생명에 위험을 줄 정도로 심각한 증상이 나타난 청소년은 0.2%로 극히 적다고 소개했다.
반면 80세 이상 환자의 사망률은 21.9%에 달했다. 이는 전체 3.8%와 비교하면 훨씬 높은 것이다.
WHO와 중국 등의 합동 전문가 팀이 지난달 20일까지 중국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5만5924명 데이터를 조사·분석해 이런 결과를 도출했다. 코로나19에 감염되고 나서 평균 5~6일에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발열(87.9%)이 가장 많이 나타났고 마른기침(67.7%)과 피로감(38.1%), 가래(33.4%) 순이었다.
감염자 전체의 80%는 경증으로 끝났지만 폐렴 발병 등 중증으로 이어진 것도 13.8%에 달했다. 인공호흡기를 부착하는 등 생명이 위중한 환자는 6.1%였다. 중증환자가 될 위험이 높은 사람들은 60세 이상의 고령으로 고혈압이나 당뇨, 암 등 지병이 있는 사람이라고 닛케이는 전했다.
반대로 18세 이하 감염자는 비교적 가벼운 증상으로 끝나 폐렴에 걸리지 않은 사람이 많다. 중증 환자 비율은 2.5%였다. 감염된 미성년자 상당수는 역시 병에 걸린 성인과 밀접 접촉한 사람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발견돼 가정 내 감염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성인으로부터 병이 전염된 미성년자는 있지만 어린이로부터 어른에 감염된 사례는 아직 확인할 수 없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일본 정부 코로나19 대책 전문가 회의 위원인 도호쿠대학의 오시타니 히토시 교수는 “분명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코로나바이러스만의 특징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2003년에 세계에서 유행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과 2012년 감염이 확대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모두 코로나바이러스인데 10대 감염자는 적었다고 신문은 부연 설명했다.
소아 전염병 전문가인 가와사키의과대학의 나카노 다카시 교수는 “어린이가 일반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에 걸리기 쉬운 것이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닐지”라며 “일반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코로나19의 감염을 막거나 증상이 악화하는 것을 억제할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했다. 바이러스가 체내에 침입하면 병원균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면역 시스템의 작용으로 바이러스를 공격하는 항체가 생긴다.
예를 들어 2009년 신종플루 당시에는 5~9세와 10~14세 사망률이 높았지만 연령이 높을수록 낮아지는 지금과 반대 현상이 나타났다. 노인들이 과거 대유행했던 독감에 걸려 항체를 갖고 있었던 것이 주이유라고 신문은 추정했다.
코로나19로 한국과 일본은 전국에서 학교를 임시 휴교하거나 신학기 개학을 늦추는 등의 대응을 하고 있다. 유네스코의 조사에 따르면 4일 시점에서 13개 국가와 지역이 전국 규모로 휴교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이는 약 2억9000만 학생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만 신문은 미성년자가 실제로 덜 감염되는 것이 아니라 검사 키트 부족 등으로 실태가 제대로 파악이 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