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될 때까지 돈 푼다”…양적완화 임박·제로금리 가능성

입력 2020-03-13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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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조 달러 단기유동성 공급에도 시장 불안 종식 실패…정례 FOMC서 금리 1%포인트 인하 가능성 급부상

▲뉴욕증시 다우지수와 S&P500지수 일일 변동폭 추이. 파란색:S&P(12일 -9.51%)/하늘색:다우(-9.99%). 출처 블룸버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막대한 규모의 단기유동성 공급에도 시장 안정에 실패하자 더욱 공격적인 통화정책 완화를 펼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연준은 이날 환매조건부채권(REPO·레포)를 통해 금융시스템에 총 1조5000억 달러(약 1832조 원)의 단기유동성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연준 ‘공개시장조작’을 담당하는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은 이날 “12~13일 3개월짜리 레포 거래를 각각 5000억 달러씩 운영하고 13일에는 1개월물 레포를 통해 5000억 달러를 공급한다”고 밝혔다.

연준은 시장의 자금 수요가 급증해 금융 시스템이 불안정해진 지난해 가을 이후 단기 금리를 안정시키기 위해 레포를 통해 유동성을 공급했다. 일반적으로 익일물 레포 상한을 1000억 달러, 2주짜리는 200억 달러로 정했지만 시장 혼란이 커지자 이번 주 계속 상한을 높여 이날 익일물 레포 상한은 1750억 달러에 달했다.

여기에 새로운 레포 운영을 통해 이틀 만에 1조5000억 달러를 공급하기로 한 것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식통을 인용해 연준이 단기자금시장과 미국 채권시장의 압박을 완화하기 위해 수조 달러를 금융시스템에 투입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연준은 또 그동안 매월 600억 달러의 단기물 국채를 순매입했는데 이날 매입 대상을 물가연동채권(TIPS)으로 넓히겠다고 밝혀 조만간 장기 국채 매입으로 경기부양을 꾀하는 양적완화를 재개할 것이라는 신호도 보냈다.

그럼에도 이날 뉴욕증시 다우지수가 9.9% 폭락해 지난 1987년 10월 ‘블랙먼데이(검은 월요일)’ 이후 33년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을 보이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에 시장이 급전직하로 추락하자 연준이 더욱 과감한 행보를 보여야 한다는 압박이 커지고 있다.

이에 연준이 오는 17~18일 열리는 정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종전보다 1%포인트 인하할 것이라는 관측이 급부상하고 있다. 이전에는 금리 0.75%포인트 인하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앞서 연준은 지난 3일 임시 FOMC를 통해 0.5%포인트 인하를 단행, 미국의 현재 기준금리는 1.00~1.25%다. 만일 연준이 시장 기대대로 1%포인트 낮추면 기준금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공격적인 완화 정책을 펼쳤던 제로금리 시대로 되돌아가게 된다. 골드만삭스의 얀 하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과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재정상황은 더욱 죄어지고 있으며 글로벌 경제전망에 대한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며 “이에 연준이 다음 주 FOMC에서 금리를 1%포인트 낮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건스탠리와 바클레이스, 도이체방크 등 다른 주요 은행들도 연준이 결국 이달 금리를 제로(0)%로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3일 금리 인하와 최근 계속되는 단기유동성 공급 확대에도 코로나19 확산으로 당황한 투자자들을 진정시키지 못해 더 공격적으로 나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제시한 코로나19 관련 경제 지원책이 시장의 기대에 턱 없이 부족해서 연준이 짊어진 부담이 더욱 무거워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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