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세계적 유행)에 주요 아세안(ASEAN)국가들도 줄줄이 재정확대와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고 있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에 전세계 경제가 휘청이면서 아세안 주요국들도 경기둔화가 가시화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재정지출 확대 등 경기부양책과 함께 중앙은행들도 정책금리를 인하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는 중이다.
태국도 지난달 5일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해 사상 최저수준인 1.00%로 결정한데 이어, 10일 GDP의 2.5%에 달하는 경기부양책을 발표했다. 말레이시아 역시 지난달 27일 코로나19 피해지원 등을 위한 경기부양책(GDP의 1.4%)을 발표한데 이어, 정책금리를 2회(1월22일, 3월3일)에 걸쳐 50bp 인하한 2.50%로 결정했다.
필리핀은 지난달 6일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한 3.75%로 결정했고, 싱가포르는 전월 18일 금년 예산안에 코로나19 피해 지원책(GDP의 1.3%)을 포함시켰다. 베트남은 지난해 7.0%에 달하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점을 감안해, 즉각적인 재정확대나 금리인하 없이 경제상황을 지켜보는 모습이다.
앞서 이들 국가들은 올해 경제성장률(GDP)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바 있다. 태국은 1.2%포인트 낮춰 1.5~2.5%를, 말레이시아는 두 차례에 걸쳐 0.6~1.6%포인트 내려 3.2~4.2%를, 싱가포르는 1.0%포인트 내린 마이너스(-)0.5~1.5%를, 인도네시아는 0.1%포인트 하향조정한 5.0~5.4%를 예상했다. 베트남은 성장목표(6.8%)를 유지하고 있으나, 코로나19가 1~2분기 정도 이어질 경우 성장률이 5.96~6.25%로 낮아질 수 있다고 예측하는 중이다.
코로나19는 세계 주요국들의 경제에도 타격을 입히고 있다. 미국은 중국내 생산 타격으로 제조업 중간재 수급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이며, 일본도 경기둔화가 심화될 전망이다. 중국은 생산 차질 등으로 수출이 큰 폭으로 줄었다. 실제, 중국의 올 1~2월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마이너스(-)17.2%로 급감했다. 이는 1~2월 기준으로는 2016년(-21.1%)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이탈리아 역시 확진자수가 급증하면서 주요 산업인 관광업이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이탈리아 무역협회는 현 사태가 6월까지 이어질 경우 관광업 매출이 50억~70억유로(GDP의 0.3~0.4%)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아세안 주요국들도 추가적인 대응조치를 준비 중이다. 실제 인도네시아는 추가 경기부양책을 준비중이며, 베트남 정부도 경기부양책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중이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얼마나 확산할지, 언제까지 이어질지에 달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