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FOMC 앞두고 두 번째 파격 금리인하 조치
이번주(16~20일) 뉴욕증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비롯한 주요국 정부와 금융당국의 경기부양책을 주시하는 가운데 변동성 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연준은 15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고자 기준금리를 ‘제로(0)’ 수준으로 전격 인하했다. 연준은 이날 기준금리를 기존 1.00%~1.25%에서 0.00%~0.25%로 1%포인트 인하한다고 밝혔다.
또 7000억 달러(약 853조 원) 규모의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매입해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기로 했다.
17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두 번째 파격조치에 나선 것이다. 앞서 연준은 지난 3일에도 기준금리를 기존 1.50%~1.75%에서 1.00%~1.25%로 0.5%포인트 내린 바 있다.
연준은 이날 성명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미국을 포함해 많은 나라에서의 경제적 활동에 피해를 줬다”면서 “글로벌 금융 여건이 심각하게 영향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제 데이터는 미 경제가 도전적 시기에 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이 단기적으로 경제활동을 압박하고 있으며, 경제 전망에 위험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이날 성명을 통해 “연준과 ECB, 영란은행, 일본은행, 캐나다중앙은행, 스위스 중앙은행이 유동성을 유지하기 위해 달러 스와프 금리를 25bp(bp=0.01%포인트)인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연준이 오는 17~18일 FOMC에서 또 한 번 파격조치에 나서는지에 따라 증시의 향방이 달라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각국의 재정 부양책도 관건이다. 미국은 지난주 코로나19에 대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며 500억 달러 규모의 재원을 동원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백악관과 민주당은 무료 코로나19 검사와 유급 병가 지원 등을 담은 코로나19 대응 지원 법안에도 합의했다. 이 안은 하원을 통과했고, 상원 가결도 무난할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해당안은 민주당이 제안한 것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강하게 주장해 온 급여세 감면은 포함되지 않았다.
한편 주요 7개국(G7) 정상은 16일 화상회의를 열기로 했다. G7 정상들이 부양책 확대 약속 등 시장을 안정시키는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
원유 시장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가능성이 커졌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시작한 ‘유가전쟁’에 미국이 참전을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원유 시장 부양을 위해 전략비축유 대량 매입을 에너지부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유가 폭락으로 자국 셰일유 업체들이 궁지에 몰리는 것을 보고만 있지는 않겠다는 의미다. 유가가 상향 안정화에 성공한다면 다른 금융시장의 불안도 경감될 수 있다.
17일에는 2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3월 전미주택건설업협회 주택가격지수가 나온다. 1월 구인·이직 보고서와 기업재고도 발표된다. 18일에는 2월 신주택착공 및 허가건수가 나오며 정례 FOMC 성명이 발표된다. 19일에는 주간 실업보험청구자수와 3월 필라델피아 연은 제조업지수가 발표된다. 4분기 경상수지 등도 나온다. 20일에는 2월 기존주택판매가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