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충격 최소화”…‘비상경영’ 준비하는 금융 수장들

입력 2020-03-18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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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C-레벨 회의, KB금융 비상경영위원회 설치 등 글로벌 금융위기 대응 마련에 속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금리 인하 악재가 겹치면서 국내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이 비상경영에 착수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하면서 확산 추세인 데다 국내외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대폭 인하하면서 경제 충격을 최소화하겠다는 조치로 풀이된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그룹은 코로나19 사태가 안정될 때까지 그룹 차원의 종합상황 브리핑 회의를 운영하기로 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12일부터 본인이 주재하는 ‘C-레벨’ 회의를 매일 진행하고 있다. 이 회의는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전략책임자(CSO),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 등이 참여해 금융시장과 산업동향을 점검하는 종합회의다. 외부 시장 전문가를 초청해 의견을 듣는 자리도 마련한다. 특히 금융시장 상황을 금리, 유가, 환율, 주가지수 등 거시경제 지표와 금융시장 성장률 등을 기준으로 진단한다. 이를 토대로 중장기 사업전략 수정을 검토할 계획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2분기부터 나타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고 순익 목표치를 줄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신한금융은 올해 사업계획을 짤 때 지주 역사상 처음으로 ‘정상’(normal), ‘악화’(worse), ‘최악’(worst)의 상황을 가정한 시나리오별 사업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 상황에 따라 사업계획을 유기적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6일 임시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연 0.75%로 인하했다. 지난해 10월 0.25%포인트 인하한 지 5개월 만이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 충격에 대응하는 차원이다. 기준금리가 1% 아래로 떨어진 건 사상 처음이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주요 지표를 중심으로 경기와 금융시장을 매일 모니터링하고 있다. 윤 회장은 지난달 23일 본인이 위원장으로 참여하는 비상경영위원회를 설치했다. 은행·증권·손해보험·카드 등 7개 계열사 대표와 지주사 임원들이 참여하는 그룹 차원의 조직이다. 최근 글로벌 증시가 요동치는 등 세계경기가 악화되자 KB금융그룹 자산관리전략위원회는 비상소집을 통해 시장 상황을 점검하기도 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도 16일 금융위기상황관리협의회를 꾸려 코로나19와 관련된 상황을 진단하고 대응 방안 수립에 나섰다. 앞서 김 회장은 그룹사 CEO와 그룹장을 대상으로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금융위기에 대한 전략을 세웠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13일부터 그룹 위기관리 컨트롤타워인 ‘비상경영대책위원회’를 신설해 운영 중이다. 위원회는 금융시장을 모니터링하고, 비상계획(컨틴전시 플랜)과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을 검토한다. 획기적이고 혁신적인 사고로 중장기적 성장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그룹사의 젊은 실무직원들로 가칭 ‘블루팀’을 운영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세운 중장기 전략을 당장 바꾸기는 어렵다. 다만 현재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만큼 실시간으로 지켜보며 대응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코로나19와 금리인하로 인한 경기침체를 대비하기 위해 연체율 상승을 예상, 충당금 관리 등 비용 절감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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