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통상, 하절기 패션 출고율 10% 빨라…롯데하이마트, 에어컨 예판 등 가전 프로모션 진행
유통가의 여름 상품 출시 시기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해마다 봄은 짧아지고 여름은 빨리 찾아오면서 업계의 여름 상품 출시가 앞당겨지는 가운데, 특히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봄철 외출을 자제하게 되면서 업계는 봄 상품 판매를 거의 포기하고 여름 상품 판매로 돌아서는 사례가 늘고 있다. 패션업계는 3월말 낮 기온이 20도에 육박하자 여름 소재 의류를 속속 내놓는가 하면, 가전양판업계는 3월부터 에어컨 판매에 나서며 일찌감치 여름 가전 수요 잡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SPA브랜드 스파오는 냉감 소재 의류인 ‘쿨테크’에 이어 여름 파자마를 예년보다 일찍 출시했다고 29일 밝혔다. 27일 출시한 쿨테크는 지난해만 해도 4월 중순에 내놨지만, 올해는 보름여 앞당긴 3월 말 출시했다. 스파오는 이번 쿨테크에 땀을 빠르게 흡수하고 건조하는 기능의 자체 개발 냉감 원석을 적용했다. 이랜드는 같은 날 ‘펭수’와 손잡고 여름 파자마도 내놨다. 이랜드는 지난겨울 펭수 수면 파자마를 출시한 데 이어 3월 말 일찌감치 여름용 파자마를 선보였다.
스파오 관계자는 “날씨가 풀리면서 한낮 기온이 크게 올랐다. 옷이 얇아지면서 셔츠와 함께 입기 좋은 냉감 의류 쿨테크를 예년보다 빨리 출시하게 됐다”라며 “이랜드몰 후기에 벌써부터 여름 패션을 찾는 소비자가 많아 고객 요구에 따라 출시를 앞당겼다”라고 말했다.
신성통상도 예년보다 여름 패션 출고율이 10% 이상 빠르다. 여름 패션으로 리넨 소재의 수트를 선보인 지오지아뿐 아니라 올젠, 탑텐 등 브랜드의 여름 패션 출고율은 26일 기준 62%로, 전년(53%) 대비 빨라졌다.
홈쇼핑업계도 예년보다 2주가량 앞당겨 3월 중순부터 여름 신상품 판매에 들어갔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20일부터 여름 신상품 판매를 시작했다. 자체 패션 브랜드는 ‘LBL’은 블라우스와 팬츠로 구성된 상·하의 세트를 선보인 데 이어 ‘카라 롱 원피스’, ‘셔츠 원피스’ 등 여름 신상품을 출시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최근 날씨가 포근해지면서 ‘LBL’을 비롯한 단독 패션 브랜드의 여름 신상품을 예년보다 2주 정도 앞당겨 선보이게 됐다”라며 “LBL은 20일 여름 신상품 론칭 방송에서 주문 수량 7700세트, 주문금액 5억 4000만 원을 달성했다”라고 말했다.
CJENM 오쇼핑부문은 예년보다 한 달 이른 3월 말 ‘얼리썸머(Early Summer)’ 신상품 판매에 들어갔다. 이번 얼리 썸머 상품에는 면, 리넨, 사틴 등 청량감 있는 소재를 주로 사용했고, 오렌지, 민트, 블루 등 여름 시즌에 어울리는 시원한 느낌의 색상을 많이 기획했다. ‘셀렙샵 에디션’에서는 린넨 재킷, 실켓 티셔츠, 사틴 원피스, 로고 티셔츠 등을 4월 초에 선보인다. 시원한 느낌을 주는 사틴 소재의 원피스와 셀렙샵 온라인몰 전용 상품인 아트웍 디자인의 로고 티셔츠도 4월 초 출시된다. ‘VW베라왕’에서는 린넨 소재의 재킷과 배기팬츠, 풀오버 컬렉션을 론칭 예정이고, 지춘희 디자이너의 ‘지스튜디오’는 면 80수 소재의 플레어 재킷과 원피스를 내놓는다.
GS샵도 예년보다 1~2주가량 빨리 여름 패션을 출시했는데 현재 라삐아프 레터링티 5종, 썸머플리츠팬츠 3종과 함께 모르간 리넨 스트레치 재킷, SJ와니 스팽클 린넨 쿨니트 등을 판매 중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트렌드를 선도하는 패션업계는 한 발 앞서 여름 패션을 출시하고 있다”라며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봄 외출을 자제해 봄 패션 수요 역시 높지 않았다. 여름은 봄과 달리 외출이 많아지며 패션 수요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가전 양판업계는 3월 초부터 에어컨 등 여름가전 수요 잡기에 나섰다. 전자랜드는 3월 초부터 에어컨 구매 고객에게 캐시백 증정하는 행사를 진행했고 롯데하이마트는 3월 중순부터 올해 새롭게 출시된 에어컨 모델의 예약 판매를 시작했다. CJ오쇼핑의 온라인쇼핑몰 CJmall 역시 예년보다 한 달 빨리 에어컨 판매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하지만 3월 초 뒤늦은 꽃샘추위가 시작됐고, 코로나19로 가전 수요가 꺾여 정부가 가전 환급 사업을 시행한 만큼 이를 기다렸다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많아 3월 프로모션 반응은 기대를 밑돌았다. 업계 관계자는 “3월 초 꽃샘추위, 가전 환급 사업 일정 등의 영향으로 3월 에어컨 프로모션은 기대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았다”라며 “다만 4월에는 에어컨 수요가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