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작년 연구개발비 3조 원 돌파…기아차ㆍ모비스도 최대 수준 투자

입력 2020-03-31 15:03수정 2020-03-31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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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연구개발비 10% 늘어…3사, 전기ㆍ친환경차ㆍ모빌리티 등 미래차 투자 잰걸음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현대자동차의 연간 연구개발비(R&D) 투자액이 지난해 처음으로 3조 원을 돌파했다. 기아자동차와 현대모비스도 역대 최대 수준의 금액을 연구개발에 투자하며 미래차 시대에 대비한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

31일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연구개발에 3조389억 원을 투자했다. 전년(2조7564억 원)보다 10% 증가한 수치로, 지금까지 현대차가 지출한 연간 연구개발비 중 최대치다.

현대차는 매년 6% 안팎씩 꾸준히 연구개발비를 늘려왔는데, 2년 전부터 증가 폭이 10% 이상으로 뛰었다. 매출액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속해서 증가해 2015년 2.4% 수준에서 지난해 2.9%까지 늘었다.

현대차가 밝힌 지난해 연구 성과를 보면 ‘후방 주차 충돌방지 보조’, ‘스마트폰 NFC 출입ㆍ시동 앱’ 등 첨단 안전, 편의 사양과 관련한 실적이 다수였다. 지난해 7월 출시된 8세대 쏘나타 하이브리드가 세계 최초로 갖춘 ‘능동변속 제어’, ‘쏠라루프 시스템’ 등 차세대 친환경차 관련 기술도 있었다.

▲쏠라루프 시스템을 갖춘 8세대 쏘나타 하이브리드 (사진제공=현대차)

기아차도 역대 최대 규모인 1조6649억 원을 지난해 연구개발에 투입했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3%로 수년째 비슷했지만, 투자금액은 전년 대비 6% 늘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중 연구개발비 증가 폭이 가장 큰 곳은 현대모비스였다. 지난해 현대모비스는 2018년 대비 15.6% 늘어난 9658억 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2015년부터 10% 내외씩 증가하던 연구개발 지출이 지난해에 큰 폭으로 뛴 것이다. 증가세를 고려하면 현대모비스의 연구개발비는 올해 1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2.5%였는데, 현대모비스 측은 전체 매출에서 애프터서비스 부문과 모듈조립 부문을 제외한 부품 매출로 계산하면 연구개발비 비율이 8~9%로 높아질 것으로 추산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초단거리 레이더(USRR)를 적용한 ‘후방긴급자동제동 기술’, 전기장치 고장이나 외부 충격으로 브레이크가 정상 작동하지 않을 때도 비상제동장치가 스스로 작동하는 ‘리던던시 브레이크 시스템’, 동공추적과 안면 인식이 가능한 ‘운전자 부주의 경보시스템’ 등 미래차 기술을 다수 개발한 바 있다.

▲현대모비스가 서산주행시험장에서 세계 최초로 초단거리 레이더를 활용한 후방긴급자동제동 기술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모비스)

자동차 산업이 전기차와 친환경차, 모빌리티 등 미래차로의 패러다임 전환기를 맞고 있는 만큼, 당분간 3사의 연구개발비 지출 증가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이미 3사는 5년 이상의 중장기 미래 전략과 함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12월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설명회에서 6년 동안 미래차 기술에 61조 원을 집중적으로 투자해 ‘지능형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할 계획을 선보였다.

기아차도 올해 초 중장기 미래전략인 ‘플랜S’를 공개하며 2025년까지 총 29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회사를 선제적인 전기차 사업 체제로 바꾸고, 맞춤형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자율주행 관련 기술 확보에 집중한다. 2021년까지 부품 매출의 10%가량을 연구개발에 사용하고, 이 중 절반을 자율주행 센서, 지능형 음성인식, 생체인식 등 ICT 분야에 집중 투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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