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중대 17.2조 ‘2년 4개월만 최고’…코로나19 피해업체지원 통계 5월부터 잡힐 것
한국은행 금융중개지원대출(금중대) 중 신성장일자리지원대출 실적이 9개월째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세액공제에 이어 설비투자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을 지원하고, 기술형 창업지원 기준을 완화하는 등 조치를 취하는 등 제도개편 효과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중대 전체 잔액 역시 17조2000억 원을 넘어서며 2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같은 증가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아울러 3월부터 지원하기 시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업체 지원실적도 5월부터는 통계에 잡힐 전망이다.
다만 한도가 25조 원에서 30조 원으로 증액되면서 한도 대비 실적 비율은 전달 68.0%에서 57.5%로 줄었다.
금중대란 은행으로 하여금 중소·중견기업 등에 대한 대출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동 대출 취급실적에 비례해 한은이 은행에 낮은 금리로 자금을 공급하는 제도다. 대출금리는 프로그램별로 0.5%에서 0.75%로 차등 적용하던 것을 지난달 16일 임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일률적으로 0.25%로 낮췄다.
금중대는 통상 시중은행에서 먼저 대출이 이뤄지고 이를 바탕으로 한은에서 자금이 집행된다. 이에 따라 3월 금중대 실적은 2개월 전인 올 1월 시중은행에서 집행된 대출실적이다.
프로그램별로 보면 신성장·일자리지원대출은 3815억 원 증가한 7조8334억 원을 기록해 9개월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1월에는 1조589억 원 급증해 역대 최대 증가폭을 경신하기도 했다.
이는 제도개편을 단행한 효과가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은 금통위는 2018년 9월 20일 일자리 창출기업 범위를 기존 청년고용에서 전체고용으로 확대하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으로 세액공제를 받은 기업을 지원대상에 포함시켰다. 또, 작년 8월 30일 일본 경제보복 등에 대한 대응 조치로 소부장 등을 중심으로 설비투자 3조 원, 운용자금 1조 원을 각각 지원하고, 기존 창업기업 지원요건을 완화했다.
당시 금통위는 지방중소기업 지원도 강화했다. 금융당국의 햇살론 시행에 따라 전환대출이 중단되면서 5000억 원으로 배정했던 영세자영업자지원 프로그램에 대한 신규대출을 작년 11월 13일부터 폐지한 바 있다.
순증액에 대비해 대출을 늘려주면서 작년 12월부터 한도를 초과했던 무역금융지원대출은 1억 원 증가한 1조5008억 원을 기록했다. 영세자영업자지원대출은 10억 원 감소한 181억 원을 보였다.
지방중소기업지원은 전월과 같은 5조9003억 원을 기록했다. 1월에는 양양 등 강원도지역 산불피해에 추가로 집행된 대출 중 일부가 상환되면서 1억 원이 줄었었다. 앞서 지난해 4월 한은은 속초, 고성, 강릉 등 강원지역 산불피해를 입은 중소기업을 지원키 위해 본점 한도유보금 100억 원을 1년간 지원키로 한 바 있다.
프로그램별 한도는 2월 27일 금통위에서 코로나19 피해업체 지원을 위해 5조 원을 증액하면서 조정됐다. 신성장·일자리지원은 기존 10조 원에서 11조 원으로 늘어난 반면, 중소기업대출안정화는 기존 6조5000억 원에서 5조5000억 원으로 줄었다. 무역금융지원(2조5000억 원)과 지방중소기업지원(5조9000억 원), 한도유보분(1000억 원)은 유지됐다. 증액된 5조 원은 지난달 9일부터 2021년 11월말(2020년 9월 말 은행취급분의 1년 만기 후)까지 한시 적용될 예정이다.
한은 관계자는 “소재·부품·장비 등 신성장 관련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늘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늘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