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 업체로부터 수억 원의 뒷돈을 챙긴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조현범(48)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옛 한국타이어) 대표에게 검찰이 징역 4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박진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조 대표의 업무상 횡령 등 결심 공판에서 조 대표에게 징역 4년과 추징금 6억1500만 원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조현식(49)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대표이사와 하청업체 대표 이모 씨에게는 각각 징역 2년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조현범 대표는 '을'인 협력 업체 대표에게 오랜 기간 뒷돈을 요구했고, 본인이 사용할 돈을 마련하기 위해 임직원들을 불법으로 내몰았다"며 "계열사 법인자금 횡령과 관련해서도 모기업인 한국타이어에 피해가 전가되는 구조로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조현범 대표는 "모든 책임을 통감하고 죄를 인정하고 사죄드린다"며 "어리석은 욕심과 잘못된 생각으로 많은 분을 고통받게 한 것을 너무나 늦게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앞으로 어떤 기업인으로 기억될지,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야 할지 많이 생각했다"며 "구속됐을 때 드린 다짐을 꼭 지키겠다"고 호소했다.
조현범 대표는 하청업체로부터 납품 대가로 매달 수백만 원씩 모두 6억1500만 원을 챙기고, 이와 별개로 계열사 자금 2억6500만 원을 정기적으로 빼돌린 혐의(배임수재ㆍ업무상 횡령)를 받는다.
검찰은 조현범 대표가 뒷돈을 수수하고 회삿돈을 빼돌리는 과정에서 차명계좌를 이용한 사실을 확인하고 범죄수익은닉규제법과 금융실명법 위반 혐의를 함께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조현범 대표 등의 선고 공판은 이달 17일 열린다.
한편 조양래 전 한국타이어 회장의 차남인 조현범 대표는 1998년 한국타이어에 입사해 2018년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2001년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셋째 딸 수연(45) 씨와 결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