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에서 공천 배제된 이후 한국경제당으로 당적을 옮긴 이은재 의원이 11일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이 묵시적으로 (한국경제당이 미래통합당의 제2의 비례위성정당으로서 역할을) ‘하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은재 의원은 11일 21대 총선 서울 송파구을 지역구에 출마하는 배현진 미래통합당 후보 유세가 진행되는 잠실새내역 사거리에서 이투데이에 이같이 밝히며 “왜냐하면 김종인 위원장은 ‘미래통합당의 경제정책을 잘할 수 있는 당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계셨다”고 했다.
이 의원은 유세 차량을 타고 이동하는 김종인 위원장에 말을 건네는 모습이 포착됐으며, 김 위원장은 현장에서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김종인 위원장님과 같이 움직이거나 저희가 정책 발표할 때 미리 말씀드리려고 전화했더니 안 받으셔서 ‘왜 안 받으셔요’라고 했다”고 했다.
이날 배 후보 유세장에 모습을 드러낸 이 의원은 배 후보와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 의원은 배 후보 유세장에 오게 된 배경에 대해 “아직 제 사무실이 서울 대치동에 있다. (잠실이) 지역과 가까워서 오게 됐다”고 언급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배 후보 지원유세를 위해 무대에 올라 “지난 3년간의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잘 인식을 하시고 꼭 우리 배현진 후보를 국회에 보내 달라”며 “미래통합당이 국회의 과반수 의석을 차지해 지금 잘못되어 있는 이 나라의 방향을 똑바로 잡을 수 있도록 송파의 유권자께서 분명하게 결심을 해주시기 바란다”고 짤막하게 말한 뒤 유세장을 떠났다.
한편 이은재 의원은 지난 8일 김 위원장이 주재한 미래통합당 강원 선대위 회의가 끝나고 기자회견을 자처한 뒤 “한국경제당이 미래통합당의 제2 비례위성정당이 돼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면서 “미래한국당을 찍는 비율은 40%가 안 되는데 나머지가 국민의당 등 다른 당으로 가지 않고 주워 담으려면, 한국경제당이 제2의 위성정당이 되어야 한다”며 “여러 개가 있는 게 위성이고 민주당은 더불어시민당과 열린민주당, 정의당까지 합쳐져서 위성 정당이 됐는데, 미래통합당은 미래한국당 하나밖에 없어 위성정당의 의미가 별로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당시 이 의원은 김 위원장이 자리를 옮기자 취재진 앞에서 눈물을 흘렸다. 그는 “저는 공수처, 선거법에 반대하다가 여섯 번 고소·고발당하는 수모를 겪었음에도 통합당 공천을 못 받았다”며 “이제부터 통합당과 함께 문재인 정권에 맞서 싸우고 승리의 밑거름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사실상 통합당 일정에 공식 초청된 건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이 의원의 등장에 “왜 왔는지 나는 잘 모른다”고 언급했다.
앞서 이 의원은 김 위원장의 공식 일정인 1일 경기 안양 지역구 후보 지원 만남과 지난 5일 충북 청주 지원유세에도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김 위원장 역시 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경제당 정책발표회에 참석해 사진을 찍기도 했다.
한편 같은 날 서울 접전지에 나타난 깜짝 손님은 또 있었다. 방송인 김제동 씨는 21대 총선 서울 광진을 지역구에 출마하는 오태양 미래당 후보의 유세 현장을 찾았다. 김 씨는 “큰 정당도 좋지만, 정당투표는 우리 같은 듣보잡(‘듣지도 보지도 못한 잡것’을 뜻하는 속어)들의 목소리가 정치권, 세상에 울려 퍼지고 주목받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 씨는 오 후보와의 인연이 10년 정도 됐다고 밝히며 “흔히 정치가 진보와 보수로 나누어져 있다고 하는데 자식 잃은 부모들의 가슴에 칼을 꽂는 정당은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더불어민주당 정도가 보수정당 역할을 하고 정의당이나 녹색당, 미래당 정도가 민주당과 경쟁하는 정치가 되면 좋겠다”고 했다.
같은 지역구에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고민정 후보에 대해선 “고 후보랑 억수로 친하다. 고 후보한테는 미래당 지지한 거 비밀로 좀 해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통합당 오세훈 후보와 관련해선 “전혀 모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