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하정우와 그의 휴대전화를 해킹했던 해킹범의 협박 메시지가 공개됐다.
20일 디스패치는 '하정우, 휴대전화 해킹 사건의 실마리'라는 제목으로 하정우와 해킹범이 주고받은 메시지 일부를 공개했다. 매체에 따르면 하정우는 지난해 12월 초 해킹범 A 씨로부터 협박 메시지를 받았다.
협박범은 하정우 휴대폰의 사생활이 담긴 사진, 금융 기록, 신분증 사본, 문자 등을 빌미로 15억 원의 거액을 요구했다. 12월 5일 경찰에 해당 사건을 신고한 하정우는 협박범과 꾸준히 모바일 메신저로 연락을 취하며 경찰이 그를 추적할 수 있도록 도왔다.
하정우는 협박 금액을 두고 "왜 15억 원이냐. 만나서 얘기하자"라고 물었다. 이후 A 씨가 "입맛이 없더라고 식사는 잘 챙겨드시라"라는 메시지를 보내자 하정우는 "지금 약 올리는 것이냐. 상당히 불쾌하다. 하루 종일 오돌오돌 떨면서 오돌뼈처럼 살고 있는데"라고 답하며 '밀당'을 시도했다. 이에 A 씨는 "그런 뜻 아니다. 오해하지 말아달라"라고 하정우를 달래기도 했다.
이어진 대화에서 하정우는 "말 편하게 해도 되느냐"라고 말한 뒤 "천천히 얘기 좀 하자. 13억 원이 무슨 개 이름도 아니고. 나 그럼 배밭이고 무밭이고 다 팔아야 한다. 아님 내가 너에게 배밭을 줄 테니까 팔아봐라"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방금 전 욕해서 미안하다. 시간이 좀 걸리니까 차분히 지혜롭게 생각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A 씨가 "몸 챙기면서 일해달라"라고 하자 '펭하'라는 펭수 이모티콘을 보내, 친근함을 표현하기도 했다.
A 씨가 'DAY-4'라며 '최후 통보'를 보내자 고양이 이모티콘을 보내며 "너 '프사'(프로필 사진) 좀 바꿔라. 좀 접근하기 어려운 느낌"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이에 A 씨는 하정우를 '형님'이라 부르며, 기한을 늘려주기도 했다.
하정우는 해커와 대화를 하던 중 삼성 클라우드로 해킹했다는 것을 알아냈고, 여러 단서와 함께 이메일함에서 삼성 클라우드 로그인 기록을 확인해 경찰에 제출했다. 이에 경찰은 결정적 IP를 확보해 일행의 추적 및 검거에 성공했다.
하정우의 신고로 수사를 시작한 경찰은 지난 7일 주진모 등 연예인 8명을 협박해 총 6억1000만 원을 갈취한 해커 일당을 검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