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제외한 신라ㆍ신세계ㆍ현대 1분기 적자 경영…인천공항 임대료인하 협의도 결정 못내려
‘사드 때보다 더 최악이다’
코로나19 이후 생존 위기에 직면한 면세업계 1분기 실적이 발표됐다. 롯데면세점을 제외하고 신라ㆍ신세계ㆍ현대 등 대기업 면세 사업자들은 1분기 적자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롯데면세점은 간신히 적자를 면했으나 적자 폭이 큰 부산법인 실적이 반영되지 않은 결과인 만큼 코로나19 국면에 선방했다고 보긴 어렵다.
15일 1분기 실적이 발표된 면세업계 1위 롯데면세점은 영업이익이 96%나 급감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롯데면세점 1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5% 감소한 8727억 원, 영업이익은 96% 줄어든 42억 원을 기록했다. 다만 이번 영업이익 흑자는 부산법인 실적이 반영되지 않은 수치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부산법인이 적자 폭이 큰데 실적이 반영되지 않았고, 1월 장사가 2, 3월 적자를 메울 정도로 실적이 좋아 그나마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업계 2위 신라면세점은 1분기 사상 첫 적자 전환한 실적을 냈다. 신라면세점은 1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줄어든 8492억 원, 영업손실은 490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822억 원이었는데 1분기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회사 측은 “국내 시내점과 공항점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 42% 감소해 면세사업 전체 영업손실이 490억 원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신세계면세점도 적자 경영을 이어갔다. 신세계면세점은 1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5% 줄어든 4889억 원, 영업손실은 324억 원을 기록했다. 후발주자인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지난 2월 동대문 시내 면세점 오픈 영향으로 적자 폭이 다소 개선된 실적을 받아들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의 1분기 매출은 8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4.4% 늘었고, 영업손실은 236억 원에서 194억 원으로 줄었다.
업계에서는 2분기 실적이 1분기보다 더 악화할 것으로 내다본다.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코로나19가 번지며 국내외 관광객 발길이 끊긴 것은 물론이고, 매출액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중국 보따리상(따이궁)들이 지난달부터 국내 입국 시 2주간 자가격리 지침을 지켜야 해 활동이 위축되면서 그나마 있던 매출이 바닥을 찍는 상황이다.
아울러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보다 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것을 우려한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의 중국인 매출이 80%가량을 차지해 사드 보복 이후 매출 급감으로 어려웠지만, 중국 외 다른 나라 관광객과 내국인 수요로 그나마 충격 완화 요소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중국인은 물론이고 기타 국가, 내국인마저 아예 없는 상황이라 내부에서도 훨씬 큰 위기로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량 구매하는 보따리상 수요도 간간이 있었는데 4월부터 해외 입국자 자가격리 지침을 적용받아 그 수요마저 사라졌다. 상황적으론 사드보다 지금이 더 어렵다”고 말했다.
설상가상으로 인천공항공사와의 임대료 갈등 문제는 도돌이표를 그리고 있다. 면세업계 매출은 0원으로 수렴하는데 매월 수십 억~수백 억원에 달하는 인천공항공사 임대료를 부담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기업 면세점 3사(롯데ㆍ신라ㆍ신세계) 대표단과 인천공항공사는 임대료 인하 문제를 놓고 이날 세 번째 마주했지만, 인천공항 측은 “임대료 인하와 관련해 정부 협의가 진행 중인 만큼 정부 지침이 나오면 추가적인 지원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결정을 보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