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환자 수 26만 명이 복용 중인 의약품에서 ‘발암 추정물질’이 발견됐습니다. 바로 ‘메트포르민 성분’이 들어간 당뇨병 치료제인데요.
메트포르민은 간에서 포도당이 생성되는 것을 막고 장에서는 포도당의 흡수를 감소시키며 인슐린에 대한 민감성을 개선합니다. 주로 식이·운동요법으로 혈당 조절이 잘 안 되는 당뇨병 환자 치료에 쓰이죠.
메트포르민을 복용 중인 환자는 25일 0시 기준 26만2466명이며 처방 의료기관은 1만379곳, 조제약국은 1만3754곳에 달합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 따르면 메트포르민 성분이 포함된 당뇨병 치료제는 31개인데요. 성분 원료와 완제의약품을 모두 검사한 결과 완제의약품 288개 중 31개에서 발암 추정 물질인 ‘NDMA’(N-니트로소디메틸아민)가 관리 기준을 넘겼습니다.
NDMA는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암연구소(IARC)가 사람에게 발암물질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정한 인체 발암 추정물질(2A)인데요. 과거 고혈압 치료제 ‘발사르탄’과 위장약 ‘라니티딘’에서도 검출된 적이 있죠.
식약처는 26일 0시부터 NDMA가 검출된 의약품이 처방, 조제되지 않도록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약품안전사용정보시스템(DUR)을 통해 처방, 조제를 차단하고 건강보험 급여 적용도 정지했습니다.
다만 발암 추정물질이 나온 31개 품목 판매를 아예 금지하지 않고, 잠정 중단과 처방 제한만 내렸는데요.
이 메트포르민은 장기간 복용해도 위해성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인체 영향 평가를 진행 결과 이 약품을 복용해 추가로 암에 걸릴 확률은 10만 명 중 0.21명 수준인데요.
즉 발암 추정물질이 나오긴 했지만, 복용한다고 해도 거의 위험하지 않다는 거죠.
오히려 발암 추정물질이 나왔다고 해서 바로 약을 끊는 것이 더 위험하다고 하는데요. 식약처는 의사나 약사와의 상담 없이 임의로 복용을 중단하지 말 것을 당부했습니다.
판매중지 의약품 목록 31개는 아래와 같습니다.
제이더블유중외제약 3개, 한국퓨텍스제약 1개, 한국넬슨제약 1개 한미약품 1개, 진양제약 1개, 유한양행 1개, 한국글로벌제약 1개, 한올바이오파마 3개, 우리들제약 1개, 대웅바이오 3개, 환인제약 1개, 메디카코리아 1개, 대웅제약 2개, 제일약품 2개, 티디에스팜 1개, 씨엠지제약 1개, 한국넬슨제약 1개, 에이치케이이노엔 1개, 유니메드제약 1개, 화이트생명과학 1개, 휴비스트제약 1개입니다.
위험성이 적긴 하지만, 계속 사용하기는 영 께름칙하다고요? 그렇다면 재처방을 받으면 됩니다.
재처방을 원하는 환자는 반드시 현재 복용 중인 메트포르민 의약품을 직접 처방받은 병·의원에 가져가야 하는데요. 복용 후 남은 의약품에 대해서만 재처방이 가능합니다.
혹시라도 요양기관이 휴·폐업한 경우 환자 또는 보호자가 가까운 국민건강보험공단 방문하면 처리할 수 있는데요. 요양기관 휴·폐업 사실조회와 요양기관의 요양급여내용 청구명세서 재발급을 받아 다른 요양기관에 가시면 됩니다.
환자본인부담금은 현재 복용 중인 메트포르민 의약품에 한해 처방전 상 잔여일수 범위 내에서 1회만 면제되는데요. 단 메트포르민과 다른 성분 의약품이 가루약으로 혼합된 경우에는 대체 재처방의약품과 다른 성분 의약품을 하나의 처방전에 재처방하게 됩니다. 이 경우 전체 의약품 비용에 대해 환자본인부담금이 발생할 수 있죠.
코로나19 사태로 의료기관 방문이 꺼려진다면, 의료진 판단하에 전화 처방 또는 상담을 받을 수도 있는데요. 전화 상담에선 처방전 상 잔여 처방일수에 대해서만 재처방, 재조제가 가능하며 의약품은 약국과 환자 간에 협의한 방식으로 수령 받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