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1일(현지시간) 미중 갈등 고조와 산유국의 감산 연장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소폭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0.1%(0.05달러) 내린 35.4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8월물 브렌트유는 1.77%(0.67달러) 오른 배럴당 38.51달러에 장을 마쳤다.
미·중 무역 갈등이 되살아나면서 글로벌 원유 수요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에 유가가 하락 압력을 받았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정부 관리들이 자국의 최대 곡물 회사인 중량그룹(COFCO)과 중국비축양곡관리공사(Sinograin) 등 주요 국영 회사에 대두를 포함한 일부 농산물 구매를 중지하도록 지시했다고 전했다.
미국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제정에 대한 보복으로 홍콩 특별지위 박탈 수순을 밟고 있는 데 대한 맞대응 조치라는 분석이다.
중국의 미국 농산물 구매 확대는 미·중 1단계 무역 합의의 핵심 사안이었던 만큼 1단계 무역 합의가 결국 무산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그러나 유가는 산유국의 감산 연장 관련 소식에 낙폭을 줄였다.
블룸버그통신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10개 주요 산유국 연대체인 OPEC플러스(+)가 감산 기간 연장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OPEC+는 지난달 12일 긴급 화상회의를 열어 5월 1일부터 6월 말까지 두 달 간 하루 970만 배럴의 원유를 감산하기로 합의했다. 이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두고 중지를 모으고 있다는 것이다.
사우디는 연말까지 연장을 원했고 러시아는 당초 합의대로 7월부터 감산 규모를 줄이는 방안을 선호했지만 중간 타협점으로 한 두 달 연장하는 방안 합의에 인접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OPEC+는 당초 오는 9~10일 예정됐던 회동을 오는 4일로 앞당기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로비 프레이저 스네이더일렉트릭 수석 원자재 담당 연구원은 “미·중 갈등과 미국 내 시위 확산이 유가 하방 요인이지만 산유국이 감산을 연장하면 시장에 새로운 매수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