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 마스크의 등장으로 대한민국이 또다시 뜨겁습니다. 30도가 넘는 더위가 이어지면서 “답답해서 못 살겠다”를 외친 이들의 염원이 담긴 이 제품. ‘비말차단 마스크’입니다.
잦아들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다시 늘어나기 시작됐는데요. 폭발적인 감염은 아니지만, 아쉬운 방역수칙이 더해진 n차 감염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5월 황금연휴 때 ‘이태원 클럽’ 확진자들이 우수수 터졌고, 이후 학원가를 거쳐 ‘쿠팡’으로 번졌죠. 수도권 확진자들이 연이어 나오면서 산발적인 n차 감염이 소모임, 탁구장, 교회 등으로 퍼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마스크 착용의 중요성’은 또 상기되고 있는 시점이죠. 마스크 쓰기+손 씻기+거리두기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기 전까진 필수 덕목으로 새겨야 하는 때입니다.
하지만 그 마스크가 좀 심하게 덥습니다. 기온이 올라가고, 땀이 동반되면서 갑갑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죠.
공적 마스크 중 KF94보단 KF80이 여름철 착용에 낫다는 평가이지만, 그래도 힘든 건 매한가지입니다.
학생들의 등교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면서, 온종일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인원들도 늘어났는데요. 그 이후 대용품으로 떠오른 것이 바로 ‘덴탈마스크’였습니다.
효과적인 바이러스 차단엔 아무래도 아쉽지만, 적어도 비말은 막을 수 있고, 장시간 착용도 쉬웠죠. 학부모들은 아이들을 위해 덴탈마스크를 찾아 헤맸습니다.
그런데 산발적인 수도권 n차 감염이 나오면서 덴탈마스크에 대한 불안감도 커졌는데요. 공적마스크를 쓰자니 도저히 온종일 착용은 버티질 못하고, 덴탈마스크를 쓰자니 혹시나 하는 두려움이 몰려왔죠.
‘여름용 마스크’를 생산해 달라는 목소리가 높았던 이유입니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비말차단용 마스크’를 의약외품으로 허가해 민간 유통 물량으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비말차단용 마스크’는 덴탈마스크처럼 얇아 공적 마스크보다 숨쉬기 편하죠. 성능은 KF 기준 55~80% 수준인데요. ‘비말차단용 마스크’에는 제품명에 ‘KF-AD’라는 문구가 들어가 있습니다. AD는 ‘Anti Droplet’의 약자로, 미세 침방울을 차단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죠.
기존 KF80과 KF94 등 공적 마스크는 대부분 4겹으로 이뤄진 데 반해 비말차단용 마스크는 필터와 부직포 2겹으로 이뤄져 차단력이 다소 떨어지긴 하는데요. 필터가 없다시피 한 덴탈마스크보다는 훨씬 효과적이죠.
거기다 가격도 500~600원으로 공적 마스크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합니다.
현시점에서 이토록 ‘장점’이 많은 비말마스크의 최대 단점은 바로 수량입니다. 원하는 사람은 많은데 재고는 참으로 안타까운데요.
비말마스크를 판매하는 웰킵스 온라인몰은 그야말로 미어터집니다. 매일 오전 9시에 비말마스크 판매 공지를 올린 뒤 10분 만에 매진되죠. 판매 첫날인 5일에는 780만 명이 동시 접속하며 여느 아이돌 티켓팅 현장을 방불케 했습니다.
“언제 다시 판매하는 거냐”는 항의 글이 계속되면서, 부리나케 재판매에 나섰지만 이마저도 10분이 안 돼서 동이 났습니다.
문제는 이 비말마스크의 수요가 폭등하면서, ‘사재기’를 하는 세력도 보인다는 건데요. 늦은 밤이나 새벽 중고거래 사이트에 “비말마스크 판매합니다”라는 글이 심심치 않게 올라옵니다.
500원인 비말마스크가 1500원이 넘어가는데도, 없어서 못 팔 지경이죠. 심지어 품절 대란을 일으킨 ‘스타벅스 서머레디백’과 물물교환한다는 글까지 등장했습니다.
결국, 식약처는 되팔기는 ‘단속대상’이라고 경고했는데요. 다음 주부터는 비말마스크 공급량을 늘린다는 계획이라고 하죠. 부디 그 수요를 견딜 정도이길 바라볼 수밖에요.
이도 저도 구하지 못한 이들의 ‘대체품’도 눈길을 끄는데요. 마트에서 발견할 수 있는 ‘일반 마스크’도 이에 포함됩니다. 아쉽지만 “그래도 이거라도…” 라는 마음이죠.
민간업체에서 판매하는 면 마스크도 있습니다. 필터를 붙이거나 끼워 넣을 수 있는 형태로 출시되고 있는데요. 공적 마스크보다 훨씬 시원한 데다 필터도 포함되니 찾는 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요즘은 화이트와 블랙으로 한정되지 않고, 그레이, 핑크, 블루 등 다양한 색상이 등장하기도 했죠.
이 무더운 여름에도 끝끝내 코로나19는 우리를 부단히도 괴롭히고 있는데요. 찌는 더위에 가장 힘든 이들은 바로 의료진들이 아닐까요? 방호복을 착용하고 땡볕에 검사를 진행하다 보니 탈진하는 의료진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하죠.
그분들이 원하는 진정한 도움은 화면 속 챌린지 수어 동작보단 그 손으로 쓰는 마스크, 철저한 손 씻기가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