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차별·대입 안정성 훼손 우려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고3 재학생과 졸업생(재수생) 간 입시 형평성 논란이 계속되자 대학들이 전형 일부를 변경하는 식으로 보완책을 속속 내놓기 시작했다. 그러나 정부 등의 통일된 지침 없이 대학 자율적으로 구제책들이 쏟아지다보니 수험생들은 혼란에 빠졌다. 입시전문가들은 대학별로 천차만별인 구제방안을 정확히 파악하는 등 고3 수험생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24일 대학가에 따르면 연세대·경기대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고려대와 경희대·서강대·숙명여대·이화여대·인하대·중앙대·한국외대 등 10여 개 대학이 2021학년도 대입 전형 계획을 일부 변경했다. 올해 코로나19 상황으로 고3들이 학생부 관리 및 학습결손이 있어 재수생보다 불리하다는 지적 때문이다.
그러나 최상위권인 연세대와 서울대가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비교과 영역에 상반된 입장을 취한데다, 다른 대부분의 주요 대학도 사실상 ‘알아서 평가하겠다’는 대책만 발표해 일관성이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대학 발표에 민감하게 반응하기보다 현재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전형 방법 등이 아무리 바뀌어도 대학에서는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고자 한다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원서 접수까지 남은 기간 중간·기말고사 시험 대비 학습을 비롯해 교내 활동에 충실히 참여하면 대입 전형이 어떻게 변해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 역시 “일부 대학의 관련 발표 내용이 불명확한 부분이 있고 대학 간 대책 내용의 차이도 꽤 크다”면서 “애초 계획대로 대입 준비에 매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1년 10개월 전에 발표된 대학별 전형계획에 따라 착실히 준비해 온 수험생들은 오히려 역차별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코로나19로 대입을 준비하는 고3 수험생을 위한 배려는 이해 하지만 입시요강을 바꾸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며 “전형 방법의 변화를 통해 역차별을 받는 수험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대입 안정성을 훼손하는 안 좋은 선례를 남겼다는 점도 문제다. 임 대표는 “코로나19 사태로 1학기 비교과 활동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은 고3 외 나머지 학년도 마찬가지”라며 “올해 고3을 배려한 구제책을 내놨기에 고1·2 대입 전형도 바뀌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고 전망했다.
이어 “학교든 수험생이든 지금 현재 할 수 있는 비교과, 특기활동을 학교에서 최선을 다해서 임해줘야 한다”면서 “내신 3등급을 벗어나는 수험생은 수능을 고려하는 쪽으로 방향을 빨리 전환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