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이후 8년 연속 감소세…직전 2년 혼인건수 대비 출생아 비율도 급락
4월 혼인 건수가 전년 동월보다(이하 동일) 21.8% 급감한 데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결혼식 연기와 신고일수 감소(2일)가 주된 배경이 됐다.
단, 코로나19 등 요인을 배제하더라도 혼인 건수는 늘 감소세였다. 24일 통계청에 따르면, 월간 혼인 건수는 올해 2월 5.0%, 지난해에는 1월(2.2%)과 4월(2.7%), 7월(5.9%), 10월(26.0%) 증가했다. 하지만 추세적 반등은 없었다. 혼인 건수 증가가 기저효과 내지는 착시효과에 따른 것이어서다. 휴일이 많은 월에는 혼인신고가 이월돼 실제 혼인은 감소했음에도 통계상 혼인 건수는 늘어나는 착시가 발생한다.
연간 집계로 혼인 건수는 2011년(32만9087건) 이후 증가한 해가 없다. 특히 감소세가 장기화하면 감소율은 점진적으로 둔화해야 하는데, 2016년부터 매년 가파른 감소가 계속되고 있다.
혼인 연령이 늦어지는 데 더해, 적령기인 20·30대 인구가 감소한 이유가 크다. 고용동향을 보면, 4월 20대는 1만7000명 늘고, 30대 인구는 14만1000명 줄었다. 30대는 남자(-5만9000명)보다 여자(-8만2000명)의 감소가 가팔랐다. 이마저 베이비붐세대(1955~1963년생)의 자녀세대인 에코세대(1979~1992년생)가 40대에 진입하면 20·30대의 감소 속도는 더 빨라지게 된다.
따라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연기된 결혼식이 재개되면 특정 월에 혼인 건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지만, 그 단기적 반등이 추세를 돌리긴 어렵다.
혼인 건수 감소는 자연스럽게 저출산으로 이어진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30만3054명으로 가까스로 30만 명대를 유지했다. 이마저 5년 전인 2014년(43만5435명)과 비교하면 3분의 1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2016년만 해도 연간 출생아 수는 직전 2년간 혼인 건수의 66.8% 수준이었는데, 이 수치는 2017년 61.2%, 2018년 59.9%, 지난해 58.0%로 떨어졌다. 혼인 건수가 줄어든 데 더해 출산 시기도 늦춰져서다. 이 수치가 더 이상 낮아지지 않는다고 해도 올해 출생아 수는 28만 명대로, 내년에는 26만 명대로 감소가 예상된다. 올해 1~4월 누계 출생아 수는 전년보다 10.9% 감소했는데, 이 추세대로면 올해 출생아 수는 27만 명 내외가 된다.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혼인 건수는 출생아 수의 선행지표이기 때문에, 당연히 혼인이 줄면 출생아 수도 늘어나기 어렵다”며 “다만 지금까지 혼인이 너무 많이 줄었고, 최근에는 코로나19로 미뤄진 상황이 있기 때문에, 특정 시점에선 혼인 건수가 회복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