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세일? 처음 들어보는데요. 그게 뭐예요?"
"사람이 조금 늘긴 했어요. 장마 오기 전 주말에 한 번에 몰린 거 같아요."
30일 오전 11시께 찾은 서울 동작구 성대전통시장의 아스팔트 바닥은 비로 촉촉이 젖어있었다. 시장 안 건물 사이에 걸린 '대한민국 동행세일' 플래카드는 흐린 날씨 때문에 눈에 띄지 않았다. 손님들은 과일, 고기 등을 살펴봤고, 상인들은 가격을 말하며 물건을 팔기 위해 여념이 없었다. 많지 않은 손님을 붙들기 위한 모습.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분위기였다. '대한민국 동행세일'이라고 해서 다른 점은 많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소비 침체로 '대한민국 동행세일'이 26일부터 다음 달 12일까지 진행된다. 전통시장과 주요 백화점, 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참여해 대규모 할인에 나선다는 것이 행사의 취지다. 소비자를 집 밖으로 끌어내 내수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계산이다.
행사가 시작된 지 나흘밖에 안 됐지만, 전통시장 현장의 온도 차는 컸다. 상인 중 일부는 동행세일에 대해 들어본 적 없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상인 김모(48) 씨는 "관련 내용을 전달받은 게 없다. 당연히 가격이 크게 낮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손님들이 조금은 늘었냐'는 기자의 질문에 "코로나 이후로 손님이 크게 줄었다"라며 "재난지원금을 쓰러 온 사람들은 많았는데 이제는 그 전과 큰 차이가 없다"고 답했다.
손님들 역시 동행세일에 대해 잘 모르기는 마찬가지다. 동행세일의 내용이나 기간 등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다. 시장에서 만난 한 시민은 "뭘 한다고 하니까 나오긴 했는데 전과 다른 점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라며 "가격도 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피부로 와 닿는 게 없다"고 말했다. 시장 상인은 물론, 손님들이 체감할 만한 이점이 없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서 한 상인은 "전통시장은 판매가격이 낮기도 하고, 과일이나 고기 등 공급 상황에 따라 가격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라며 "행사 기간이라고 해서 일괄적으로 가격을 대폭 내리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물론 동행세일의 수혜를 누린 곳도 있다. 경품 이벤트나 문화공연, 장보기 체험 등 오프라인 판촉 행사가 열린다고 공지돼 생필품을 사러 온 사람도 꽤 있다는 것. 축산업에 종사하는 한 상인은 "지난 주말에 사람이 꽤 몰렸다"고 귀띔했다. 그는 "행사가 시작되고 맞은 첫 주말이기도 하고, 장마가 오기 전에 생필품을 사려는 사람들이 행사한다는 소리를 듣고 온 것 같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온도 차가 느껴지는 전통시장과 달리 유통가는 '대목'을 맞이한 모양새다. 동행세일 기간에 맞춰 세일을 시작한 롯데백화점은 26일과 27일 이틀간 매출이 지난해 여름 세일기간 첫 이틀과 비교해 21% 증가했고, 롯데쇼핑의 교외형 아웃렛 6곳도 사람이 몰리면서 매출이 55% 급증했다. 롯데마트 역시 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 매출이 지난주 같은 요일과 비교해 7.2% 증가했다.
'대한민국 동행세일' 기간 내 전통시장에서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더욱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해 보인다. 현장의 목소리도 크게 다르지 않다. 또한, 할인 행사보다 소비자에게 경제적 혜택을 줄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윤혁 성대전통시장 상인회장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려는 사람도 많지만, 홍보 역시 다소 미숙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축제도 필요한 것 같지만, 소비자들에게 줄 수 있는 행사가 필요하다"라며 "얼마를 사면 할인해주는 것이 아니라 온누리 상품권을 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7월 12일에 진행되는 경품행사에서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유튜브로 라이브방송을 진행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