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최숙현 선수 아버지 "지지부진한 조사, 딸 죽음으로 몰고 간 최고 원인"

입력 2020-07-06 08:42수정 2020-07-06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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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고 최숙현 선수 가족)

폭행과 폭언을 당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 경기) 故 최숙현 선수의 아버지가 딸을 죽음으로 몰고 간 원인으로 지지부진한 조사를 지목했다. 녹취록과 통장 거래 내역서 등 증거를 제출했는데도 또 다른 증거를 요구하자 딸을 압박했다고 토로했다.

최숙현 선수의 아버지인 최영희 씨는 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같이 말했다. 앞서 최숙현 선수는 숨지기 넉 달 전부터 여섯 군데에 도움을 요청했다. 소속팀이 경주시는 물론 경찰, 인권위원회, 대한체육회에 관련 사실을 말했지만 제대로 된 도움을 받지 못했다. 조사도 더디게 진행됐다.

최영희 씨는 "2017, 2019년에 경주시청에 숙현이가 운동하면서 겪었던 이야기를 해줬는데 2주 정도 지나도 연락이 없었다"며 "전화를 해 조사가 잘 진행되고 있냐고 물었더니 팀장이라는 분이 '지금 뉴질랜드 수천만 원 예산 들여서 전지훈련 보냈는데 당장 귀국시켜서 조사할까요?'라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감독이라고 불러서 사실 확인을 해야 하지 않느냐고 하니까 '감독이 나오면 선수들이 훈련되느냐'라고 큰 소리로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최영희 씨는 고소해도 되느냐고 묻자 '고소하세요'라고 대답해 고소장을 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한철인3종협회에서는 움직이지도 않았다고 토로했다.

최영희 씨는 문제의 팀닥터에게 돈을 보냈다는 사실도 폭로했다. 팀닥터가 치료비 명목으로 100만 원씩을 받았다는 것. 최영희 씨는 "한 달에 100만 원씩 입금했다"며 "숙현이는 심리치료를 한다는 목적으로 제가 또 돈을 입금했다"고 말했다. 50만 원을 별도로 팀닥터에게 보냈다는 것이 최영희 씨의 설명이다.

팀닥터는 자격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무자격자가 선수들의 몸 관리를 명목으로 돈을 받은 셈이다. 최영희 씨는 "의사 면허도 없고 물리치료사 자격도 없다. 우리 선수 부모들끼리는 쟤 돌파이가 아니냐 의심한 게 한 두번이 아니다"고 밝혔다. 특히, 팀닥터가 스스로 미국에서 유학하고 왔다고 말하고 다녔다면서 "선수들이나 선수 부모들은 그렇게 알고 있었다"며 "본인하고 주위에 있는 사람들도 그렇게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최숙현 선수가 가해자로 지목한 A 선배도 언급됐다. 경주시청 예산으로 뉴질랜드 전지훈련을 갔을 때 항공료 명목으로 250여만 원을 입금했다는 사실을 말하면서다. 시 예산으로 떠나는 훈련에서 항공료 명목으로 A 선배의 통장으로 돈이 입금된 것이다.

최영희 씨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 (이 사실을) 부인하고 체류 비용 부족분을 썼다고 진술했다고 들었다"라며 "새빨간 거짓말이다. 통장 추적해 보면 다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사를 통해서 명명백백하게 드러날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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