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차 소재 기업 이엔드디가 코넥스 시장에서 코스닥으로 적을 옮긴다. 촉매시스템부터 촉매, 2차전지 소재까지 전반적인 친환경 소재 연구개발(R&D)에 오랜 시간을 들여온 만큼 시장에선 이전상장 적기라는 평가가 나온다. 환경 규제 강화가 정책 기조로 자리 잡았고, ‘그린뉴딜’ 정책으로 친환경 차에 대한 수요가 최근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민용 이엔드디 대표이사는 최근 이투데이와 만난 자리에서 “친환경 신소재 분야는 꾸준히 강화돼 온 환경 규제 정책의 직접적인 혜택을 받고 있다. 점점 더 이러한 규제책이 강화되는 추세”라며 “환경 관련 신소재 시장은 지속해서 커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이엔드디는 2004년 설립 이후 촉매시스템, 촉매 사업 위주로 성장했다. 2000년대 중반부터 2차전지 소재 사업에 진출했고, 지난해 매출액 583억 원, 영업이익 98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600% 넘게 오른 55억 원이다.
국내 한 정유사 출신인 김민용 대표이사는 연료전지 촉매 분야를 전공한 이후 지속해서 친환경 소재 분야에 몸담아왔다. 회사를 창업한 이유도 해당 분야 사업의 전망을 밝게 봤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공기정화를 위한 정책이 ‘보편적인 복지’라는 시각이 늘었기 때문”이라며 “공기 질이 좋아지면 ‘숨 쉴 권리’가 주어진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매연 저감 시스템을 포함한 촉매시스템 사업의 경우, 미세먼지를 중심으로 한 정부 정책 수혜를 입어 사업이 급격히 커졌다. 일명 ‘미세먼지 특별법’이라고 불리는 대기 관리 권역의 대기환경 개선에 관한 특별법이 지난해 국회를 통과하면서 매연저감장치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올해 말 미세먼지 계절 관리제에 따른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상시운행제한제도 시행을 앞두고 있어서 수혜는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는 게 이 대표 설명이다.
이러한 기회를 잡을 수 있었던 건 소재 기업으로서 오랜 연구개발 기간을 버텨왔기 때문이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소재 기업 특성상 장기간 연구ㆍ개발은 필수적이고, 이 점이 바로 소재 산업의 높은 진입장벽이기도 하다. 이엔드디는 창업 이후 300억 원 넘게 소재 연구에 투자했고, 이 결과 국내외 시장에서 촉매 소재와 관련한 100개 이상의 주문자 생산제품(OEM) 레퍼런스를 갖게 됐다. 국내 소재 기업 중 촉매 소재와 관련해 이 같은 레퍼런스를 보유한 기업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2차전지 소재의 경우 사업 진출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중국 내 배터리 인증 이슈로 진척이 크지 않았다. 김 대표는 이에 대해선 “자국 소재 산업 보호 때문에 일어난 일인 만큼 대비가 어려웠다”면서 “2018년 말부터 다시 고객사와 품질인증(퀄리피케이션) 절차에 들어갔고, 해당 과정에 통상 2년 반가량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부터 본격적인 사업이 전개될 것으로 본다”라고 했다.
상장 이후엔 현재 촉매시스템 공장을 이전,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예상 규모는 현재 생산능력(CAPA)의 두 배 수준이다. 국내외 고객사 눈높이에 맞는 설비도 갖출 예정이다. 향후 2차전지 사업이 궤도에 오르면 빈 부지에 2차전지 공장을 증설한다는 장기적인 계획도 밝혔다.
김 대표는 “창업 이후 20년 가까이 함께해온 임직원이 많다. 회사와 같이 커온 사람들이 많다는 점이 가장 큰 자산”이라며 “상장 이후 소재 기업 글로벌 톱4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