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보유한 美 가구 14% 안팎에 불과…경제 운영 부문서 바이든 지지 여론 우세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증시가 호조세를 보일 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선전할 기회를 놓치는 일은 거의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만 하더라도 위스콘신주 지지자들과의 전화 회의 및 법 집행에 관한 백악관에서의 행사, 플로리다주 도랄의 남부사령부 방문, 폭스뉴스와의 인터뷰, 지지자들과의 페이스북 라이브 집회 등에서 최근의 주가 상승에 대해 언급했다.
하지만 현재 미국은 매주 백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실업자 대열에 합류하고, 실업률은 계속해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어느 경기후퇴 때보다도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의 주가 상승은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적 성과에 대한 신뢰를 제공해주지 못한다고 블룸버그는 꼬집었다.
미국 퀴니피액대학이 지난 15일 발표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 운영 면에서 우수하다는 응답은 45%로 나타났다. 이는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우수하다는 답변(50%)보다 낮은 수치로, 바이든 전 부통령이 처음으로 이 분야에서 우위를 점했다.
지난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는 많은 노동자가 퇴직연금인 401(k) 계좌와 다른 투자 가치가 급락해 일부가 몇 년 동안 은퇴를 미룰 수밖에 없었지만, 이번에는 수많은 미국인이 완전히 일자리를 잃었다.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단체인 잡크리에이터네트워크의 알프레도 오리츠는 “미국의 실물경제를 이야기 하자면 월가가 보는 것과는 매우 다른 시각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가구 중에서 주식을 직접 보유하는 경우는 14% 안팎에 불과하며, 사업자가 제공하는 연금 제도에 가입하는 민간 부문 노동자 비율도 절반 미만에 그친다. 이 때문에 나스닥지수가 최고치를 경신하거나 S&P500지수가 올해 연간 기준으로 상승세로 돌아서더라도 많은 사람은 이 수혜를 누리지 못한다. 소매점 판매나 음식점 예약은 모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전 수준을 크게 밑돌고 있다. 로이터통신과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의 최근 조사에서 공화당 지지자 47%를 포함한 국민의 3분의 2가 “미국이 나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응답한 것에는 이러한 배경이 깔렸을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백악관에서 진행한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경제가 멋지게 확대되고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누구도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기분 좋은 감정이 월가 밖으로 확산하지 않는다면 대통령의 재선 캠페인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주지 못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