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알콜그룹은 1984년 설립된 국내 유일의 공업용 에탄올, 초산에틸, 초산부틸 생산업체인 한국알콜산업(옛 한신)이 모태다. 설립 당시 최대주주는 진로였으며 이후 수차례의 최대주주 변경을 거치다 1998년 코리아케미칼(현 케이씨엔에이)이 인수하기에 이른다.
창업주인 지창수 회장은 행정고시를 패스하고 국세청 차장을 지낸 바 있으며 이후 한국알콜 회장을 역임했다. 이후 장남인 지용석 대표가 그룹을 이끌고 있다. 고 대표는 삼성제일병원 과장을 지내는 등 의사 출신이다. 고 대표는 1999년 케이씨엔에이 이사로 경영 수업을 시작해 2003년 한국알콜산업 이사로 선임됐으며 2007년 아버지의 뒤를 이어 최고경영자(CEO)가 됐다.
한국알콜의 최대주주는 케이씨엔에이다. 이 회사는 한국알콜 지분 33.49%를 갖고 있으며 지 대표 5.09%, 강성우 사장 1.91%를 더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이 40.49%다. 상장사로는 한국알콜 외에 이엔에프테크놀로지가 있다. 작년 말 기준 그룹 총자산은 1조203억 원, 매출은 1조2261억 원, 순이익은 817억 원을 기록했다.
그룹 계열사 중 내부거래 규제 기준치를 웃도는 곳도 바로 케이씨엔에이다. 이 회사는 1990년 12월 한국알콜통상으로 설립돼 1993년 코리아케미칼, 2003년 현재의 사명으로 변경했다. 초산에틸과 화공 약품 판매가 주업이다. 설립 당시에는 지 대표(23.57%)를 비롯해 윤영두 씨(23.31%), 정재윤 씨(20.00%) 등 9명의 개인이 35억 원을 출자해 회사를 설립했다. 이후 수차례의 유상감자를 통해 초기 출자자들이 지분을 정리했으며 현재는 지 대표 외 2인의 특수관계인이 100% 지분을 갖고 있다. 이중 지 대표 지분이 63.01%로 가장 많다.
케이씨엔에이는 최근 10년간 평균 내부거래 비율이 25.9%다. 금액으로는 9933억 원에 달한다. 회사는 처음부터 내부거래 비율이 높은 편은 아니었다. 2010~2011년 비율은 10% 안팎이었으며 2012년에도 17.1%에 머물렀다. 그러다 2013~2016년 회사 매출이 2000억 원대로 급감하면서 내부거래 비율이 30~50%대로 올라갔다. 전반적인 실적 침체기에 고정 매출처로서 든든한 역할을 한 셈이다. 이후 회사 매출이 3000억~4000억대로 회복한 이후에도 내부거래는 축소 없이 30~40%대를 유지했다. 최근 3년 내부거래 규모만 따져도 1415억 원이다.
회사는 실적이 전년 대비 반 토막으로 꺾인 2013년을 제외하고는 단 한 10년간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2018~2019년에는 영업이익 규모가 100억 원대를 돌파했다. 10년간 종전 최대치였던 50억 원대를 훌쩍 넘은 수준이다.
한편 케이씨엔에이는 최근 수년간 누적된 흑자로 잉여금이 쌓이면서 2015 결산기부터 배당을 해오고 있다. 올해까지 다섯 차례 지급된 배당금 총액은 53억여 원이다. 지 대표 지분율을 고려하면 적어도 총배당금 중 절반 이상은 오너 호주머니에 들어갔을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