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억 달러 합의서는 조작된 내용…누가 왜 만들었는지 밝혀야”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8일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에 대해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지) 대해 우려가 아주 없지는 않다”고 밝혔다. 전날 청문회에서 미래통합당이 2000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30억 달러 규모의 대북지원 이면합의가 있었다는 합의서를 공개한 데 대해서는 “조작된 내용”이라며 “누가 어떤 의도로 만들었는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홍걸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박지원 후보자가 전문가라기보다는 정치인이 아니냐? 과연 적절한 인사인 것인가, 이런 문제 제기가 근본적으로 좀 있다”는 질문에 “지금 말씀하신 부분에 대해서는 저도 좀 우려가 아주 없지는 않다”고 말했다.
김홍걸 의원은 “박지원 후보자가 물론 정치력이 뛰어나고 능력 있는 분인 것은 누구나 다 인정한다”면서도 “그러나 북측에서 6·15때 박지원 후보자와 상대했던 그런 분들은 다 돌아가시거나 현역에서 은퇴를 했고 당시 김정일 정권과 김정은 정권은 많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들은 옛날의 인연 이런 것에 연연하지 않는다. 실용적이고 ‘당장 자기들에게 뭘 해줄 수 있느냐. 무슨 도움이 될 수 있느냐’ 이것만 갖고 평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6·15는 고사하고 4·27, 9·19때 참여했던 분들에게도 지금 좋은 감정을 갖고 있지 않다”며 “대접을 잘해줬는데 자기들은 얻은 게 없다. 남측이 합의를 제대로 안 지켰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김홍걸 의원은 “남북 간의 협상이 다시 제대로 이뤄지려면 미국을 설득해 뭔가 북측에게 내놓을 카드를 만들어야 되는데 결국 현재 제일 중요한 것은 미국에게 의심을 사지 않고 미국을 설득해낼 능력이 있느냐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지원 후보자가 국정원장이 될 경우 미국의 신뢰를 얻어내기 어려울 수 있다는 비판적 시각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진행자가 ‘그 부분에 대해 박지원 후보자는 적임자라고 보느냐’고 재차 묻자 김홍걸 의원은 “지금 정보외교안보 라인에 그런 분이 있는지 아직은 확신이 서지 않는다”고 유보적으로 답했다.
한편, 전날 청문회에서 논란이 된 ‘30억 달러 이면합의서’에 대해 김홍걸 의원은 “당시 그런 게 있었다면 대북송금 특검 때 나왔을 거다. 어디선가 조작된 내용”이라고 말했다. 그는 “(합의서 조작에) 용공 조작을 하려는 정치적인 의도가 있지 않았을까. 그렇게 추측할 수밖에 없다”면서 “누가 어떤 의도로 만들었는지는 밝힐 수 있다면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