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ㆍ기아차, 지난달 올해 최대 월 판매량 기록…인도 등 세계 시장서도 점진적 회복 지속
현대ㆍ기아자동차가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올해 최대 월 판매량을 기록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의 실적을 회복했다. 인도 등 다른 주요 시장에서도 점차 판매 감소 폭을 줄이며 ‘U자 반등’을 이뤄내고 있다.
4일 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미국판매법인(HMA)은 지난달 5만7677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7월(5만7340대)보다 0.5%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미국에서 혼다(-11%)와 토요타(-22%)가 역성장을 거둔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실적이다.
올해 들어 현대차의 월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늘어난 건 2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 2월, 전년보다 판매량이 16% 늘며 선전한 현대차는 3월부터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
3월 판매량은 전년 대비 42% 감소한 3만5118대로 내려앉았고, 4월에 3만3968대(-38%)로 저점을 찍었다. 이후 △5월 5만7619대(-12%) △6월 5만135대(-21%)로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며 지난해 대비 판매 감소 폭을 줄였다.
판매 실적 반등은 SUV가 견인했다. SUV는 전체 판매의 67%를 차지했고, 전년 대비 판매량도 16% 늘었다. 특히, 팰리세이드는 7월에만 8404대가 판매되며 월 최다 판매 신기록을 세웠다.
기아차 미국판매법인(KMA)도 SUV를 앞세워 반등을 이뤄냈다. 기아차의 지난달 미국 시장 판매량은 5만2479대로 전년 동월(5만3405대)보다 1.7% 감소했지만, 이는 올해 월 실적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기아차도 코로나19 여파로 3월부터 판매가 전년보다 18% 감소하는 등 두 자릿수 감소 폭을 이어왔다. 4월에는 3만1705대(-38%)를 판매하며 저점을 찍었고, △5월 4만5817대(-23%) △6월 4만7870대(-15%)로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였다.
기아차 역시 SUV가 전체 판매의 67%를 차지하며 실적 회복을 주도했다. 쏘렌토와 스포티지가 각각 8008대, 7945대 팔리며 판매량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고, 텔루라이드(4822대)는 조지아 공장의 생산이 재개됨에 따라 지난달보다 판매량이 68% 급증했다.
지난해 말 선보인 셀토스는 월 최고 판매량(4504대)을 경신했고, 지난달 출시된 K5는 1268대가 팔리며 처음 실적에 포함됐다.
앞서 현대차는 인도 시장에서도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의 월 판매량을 회복했다. 지난 4월 전국적인 이동 금지령이 내려지며 차를 한 대도 팔지 못했지만, 7월에는 전월보다 79% 많은 3만8200대를 판매했다.
미국과 인도뿐 아니라 중국과 유럽 등 세계 시장에서도 점진적인 회복세는 확인되고 있다. 해외 공장별 판매실적을 보면 가장 먼저 코로나19 확산 사태를 겪은 현대차 중국 공장(BHMC)은 2월 판매량이 1660대에 그치며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6월에는 4만4100대로 반등에 성공했다.
러시아 공장(HMMR)도 2400대를 판매한 4월과 달리 6월에는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유사한 2만 대 선을 회복했다.
업계에서는 양사가 코로나19 사태 초기의 충격에서 벗어나 세계 시장에서 ‘U자 반등’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해외 판매는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이 경제 활동을 재개하고 해외공장 가동률이 높아짐에 따라 점진적인 회복이 지속할 전망”이라면서도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돼야 대기수요가 본격적으로 쏟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