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인프라 확대 '당근' 줬나…8월 말부터 하반기 종합평가 돌입
상용화 1년이 넘은 5세대 이동통신(5G) 서비스의 질이 여전히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전국 5G 통신품질을 조사한 결과, 전국 4000곳에 육박하는 5G 사용 다중이용시설 중 3분의 1 가량이 신호가 제대로 잡히지 않았다. 5G 통신 속도는 SK텔레콤이, 서울과 6대 광역시 커버리지는 LG유플러스가, 접속 안정성에선 KT가 각각 1위를 차지해 성적 면에서는 통신 3사 모두 후한 점수를 얻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상반기 5G 통신서비스 품질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홍진배 통신정책관은 "지난해 4월 5G 상용화 이후 정부가 공식적으로 실시한 첫 평가"라며 "통신 3사 5G 인프라 구축 속도를 좀더 속도전 있고, 면밀히 하기 위해 연간 2차례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소비자와 시민단체의 5G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높은 것도 정부가 직접 품질평가를 하도록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결과를 보면 서울과 전국 광역시ㆍ도 다중이용시설 중 5G를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은 3사 총합 3826개다. 통신사별로 살펴보면 △SKT 1606개 △LGU+ 1282개 △KT 938개다. 이곳에서 5G를 원활하게 쓸 수 있는 신호 세기가 나오는 비율(5G 가용률)은 평균 67.93%다. 결국 3분의 1 정도는 신호가 제대로 잡히지 않는 셈이다.
옥외에서는 서울이 3사 평균 약 425.53㎢에 커버리지를 구축해 임야 이외에서는 대부분 5G를 제공했다. 6대 광역시는 약 931.67㎢에 커버리지를 구축해 도심 및 주요 지역 서비스가 가능했다.
서울에서 KT 433.96㎢, SKT 425.85㎢, LGU+ 416.78㎢였고, 6대 광역시에서는 LGU+ 993.87㎢, KT 912.66㎢, SKT 888.47㎢ 등으로, 서울과 6대 광역시를 합산한 커버리지 면적은 LGU+, KT, SKT 순이었다.
품질 핵심 지표인 5G 평균 전송속도는 다운로드 656.56Mbps, 업로드 64.16Mbps였다. 작년 점검한 LTE 속도보다 다운로드는 약 4배, 업로드는 약 1.5배 빠른 수준이다. 각 업체별 다운로드 속도는 SKT 788.97Mbps, KT 652.10Mbps, LGU+ 528.60Mbps다.
5G 접속 중 LTE로 전환된 비율은 다운로드 시 평균 6.19%, 업로드 시 평균 6.19%였다. 비율이 낮을수록 안정적으로 접속할 수 있다. 사별로는 KT 4.55%, SKT 4.87%, LGU+ 9.14%다. 최초 통신망 연결까지 걸리는 시간을 뜻하는 평균 접속 시간은 다운로드 102.24ms, 업로드 93.81ms였고, 지연시간은 30.01ms, 데이터 손실률은 0.57%였다.
과기정통부는 이달 중순부터 하반기 5G 품질평가를 하고, 올해 12월 이후 평가 결과를 포함해 올해 전체 통신서비스 품질평가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품질평가 결과에 대해 시민단체는 '과기정통부가 통신 3사에 우호적으로 평가를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품질조사 자체가 처음으로 이뤄지다 보니 통신 3사가 제공하는 커버리지 범위 및 속도량을 검증하는 수준에 그쳤고, 실제 이용자들이 느끼는 품질 저하 문제보다 무난한 평가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문은옥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간사는 "통신사들이 5G 속도가 기존 LTE보다 20배 가까이 빠르다고 홍보했는데, 결과적으로 4배 정도로 나왔다"며 "5G 인프라 투자를 독려하려 당근 만을 주기보다 공정위 조사나 촘촘한 점검을 하는 등 검증 작업을 제대로 했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홍진배 정책관은 "이달 말부터 하반기 평가에 바로 들어가는 등 5G뿐 아니라 와이파이, LTE 등 종합평가를 벌일 것"이라며 "통신사 간 긍정적인 경쟁구도를 형성해 5G 인프라 구축 속도도 높이고, 품질도 개선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